척추 질환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성장기 어린이의 척추측만증이 큰 문제다. 키가 자랄수록 척추가 더 휘기 때문. 이밖에도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이힐, 과도한 가사노동, 운동 부족 등. 근골격 계통의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막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니 항상 척추 건강에 유념해야겠다.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모든 무게가 두 발에 집중된다. 척추 질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두 발이 지탱하는 무게는 중력의 압력까지 합해 평균 몸무게를 가진 여성이라도 100㎏을 훨씬 상회한다고 한다. 여기에 굽 높이가 5~6㎝가 넘어가는 구두를 신게 되면, 그 무게가 더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성인 여성뿐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척추 질환이 빈발하는데,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빈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척추가 휘는 측만증의 경우 특히 여성에게 쉽게 나타나는 병이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근육량이나 운동량이 적음을 떠올려보면,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이와 생활 패턴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을 알아두자. 증상이 심각하지 않을 경우 비수술적 치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니 조기에 발견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Part 1 10세 전후로 빈발하는 척추측만증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들, 10세를 전후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흔한 병이다. 성장이 끝난 어른과 달리 한창 자라는 아이들은 성장과 함께 척추의 변형이 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점검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정상적인 척추는 머리와 다리가 일직선을 이루지만, 척추측만증일 경우에는 척추가 측면으로 휘어진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 각도가 10도 이상 기울어진 경우를 말한다. 척추가 휘어지면서 마디마디가 틀어지기도 하는 등 척추의 변형이 일어난다. 척추가 반듯하고 가지런해야 중추신경이 눌리지 않고 모든 장기와 근육이 연결되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신체검사 결과 초등학생의 30%가 척추측만증이라는 보고도 있었지만 실제 측만증은 1~2%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외관상으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간단한 X선 검사만으로 측만증 여부를 알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린이의 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운다면 우선 전문의의 진단과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고도 진행을 막고 치료도 훨씬 수월하다. 측만증 자체는 통증이 없지만 이를 방치하면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 때문에 근육이 뭉칠 수 있어 목과 어깨의 통증,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생명과는 무관한 질병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30~40도를 넘어가는 심각한 경우 내장 압박을 비롯해 여러 장애를 일으킨다. 또,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원인과 종류
1. 기능성 척추측만증
비구조성 척추측만증이라고도 하며 척추 자체에는 문제가 없이 다른 외부의 원인 때문에 나타나는 이차적 증상을 말한다. 자세 이상이나 스트레스와 근육 뭉침, 다리 길이 차이, 염증 혹은 허리 디스크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흔히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한 경우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자세의 개선 등으로 원인을 제거하면 증세가 사라지며 악화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치료가 쉬운 편이다.

2. 구조적 척추측만증
소아마비나 뇌성마비, 척추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해 마비를 동반하거나 근육 이상으로 인해 척추 모양이 변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이 미상이거나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고 골절 등의 외상, 각종 감염, 호르몬 이상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휜 척추의 개선과 유연성 회복, 심폐기능 개선을 위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3. 특발성 척추측만증
구조적 측만증처럼 척추가 변형되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체 청소년의 2.28%가 특발성 측만증이라는 보고가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 운동 부족 등으로 남학생보다 4~7배 정도 발생 빈도가 높다는 보고도 있다.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 낮은 자아 정체성을 갖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내원해 치료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치료법
약 25%의 척추측만증이 성장하면서 점차 진행되므로 잦은 점검과 시기별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기의 경우는 3~4개월마다 검사를 해야 한다. 치료법의 경우 보존적 요법과 수술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환자의 80% 정도는 보존적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1. 운동 및 교정 치료
20도 미만으로 휘었다면 운동과 교정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자주 내원해 진행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운동치료사의 지도를 받아 운동과 교정 체조를 해야 안전하고 효과도 있다. 척추의 유연성 유지, 척추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고 단축된 연부 조직을 늘리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 보조기 치료
척추가 20~40도가량 휘어지고 측만이 계속 진행 상태에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성장이 약 2년 이상 남아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성인에게는 소용이 없다. 보조기는 척추를 압박하고 보존하는 효과가 있지만 자체만으로 완치는 어려우므로 운동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3. 수술 요법
보조기를 착용했는데도 계속 휘거나 40도 이상 휘었다면 겉보기에 불균형이 심하고 심폐기능에도 이상을 줄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척추에 쇠를 넣어 억지로 척추를 펴는 것이어서 수술 뒤에도 근육의 유연성과 힘을 키우는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해야 펴진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Part 2 컴퓨터 노동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일자목증후군
목 뒤쪽에 자연스러운 커브가 없어지면서 일자로 변형된 상태를 일자목 혹은 거북목증후군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목은 앞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데 척추관절이 변형될 경우 이러한 곡선이 일자형으로 바뀐다. 특히 컴퓨터를 보면서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자세가 일자형 목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일자형목이나 거북목증후군으로 인해 척추의 후관절이 벌어지고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늘어나면 만성통증과 만성피로를 유발하므로 평소 목이 뻣뻣하거나 근육이 자주 뭉치고 통증과 두통이 자주 발생한다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목뼈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쉽다. 특히 컴퓨터를 보기 위해 얼굴을 앞쪽으로 쭉 뺀 상태에서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더욱 좋지 않다. 척추뿐만 아니라 척추와 이어진 목뼈 형태에도 이상이 오는 것. 일자목의 경우 뒷목의 뻣뻣함, 어깨와 목이 이어지는 부분과 등의 통증, 팔의 마비, 틱장애(얼굴, 목, 어깨 근육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 등 신체적인 질환을 유발해 학습과 업무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일자목이 턱관절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턱의 근육은 두개골과 경추의 근육과 이어져 있어서 안면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목, 척추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목과 연결된 경추와 턱 근육 관절이 비틀어지면 일자목 등 목 변형이 일어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인체 중추신경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척추와 전신의 불균형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진단 및 치료
일자목은 근본적으로 오랜 기간 축적된 골격의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통상적 치료로는 근본적 개선과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장기간 일자목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목뼈 사이의 연골 퇴행이 악화돼 목 디스크로 발전하기도 하고 삶의 질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 각종 물리치료 및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Tip 운동은 가장 좋은 예방이자 자가 치료법

1.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허리가 10도 미만으로 휜 경우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상시 요가나 필라테스 등으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뻐근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은 습관. 유연성뿐 아니라 근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칭과 함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병행한다. 엎드린 채 상체만 위로 젖히는 운동이나 복근 강화를 위해 천천히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도 좋다.

2. 생활 속 바른 자세
바르게 걷는 것은 발바닥 전체를 사용해 걷는 것을 말한다. 엄지발가락부터 발 바깥쪽 부분으로 땅을 딛고 발목을 굴리듯 리드미컬하게 걷는 연습을 한다. 어쩔 수 없이 굽 있는 구두를 신었다면 외출 후에 반드시 근육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푼다. 앉을 때도 허리를 펴고 목을 앞으로 빼지 않는다.

3. 전신 이완에 좋은 붕어운동
물고기가 헤엄을 치는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운데, 척추의 좌우 어긋남을 잡아주는 운동이다. 매끈한 마룻바닥에서 하늘 보고 누운 채 발을 쫙 편다. 양손은 깍지를 끼고 목을 당겨 고개를 약간 든다. 엄지발가락을 세워서 당기고 시선은 엄지발가락을 향한다. 팔꿈치는 평행하게 바닥에 붙인다. 양 발뒤꿈치끼리 붙이고 허리를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좌우로 헤엄치듯 움직인다. 1분에 20~30회 왕복하는 것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한다. 땀과 열이 나면서 긴장이 풀린다.

Part 3 가정주부를 괴롭히는 척추 질환들

허리 디스크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의 경우에는 허리 디스크로 내원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평소의 습관, 자세가 원인이 된 경우가 많다. 많은 주부들이 허리에 무리를 주는 싱크대 높이를 유지하고 있거나, 청소를 할 때 과도하게 허리를 굽힘으로 인해 허리를 혹사시키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점진적으로 허리 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측만증으로 인해 디스크가 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허리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적당한 싱크대의 높이는 주부가 허리를 과도하게 구부리지 않고도 조리를 할 수 있고 설거지가 가능한 높이이다. 너무 낮은 싱크대는 설거지나 음식을 조리할 때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키에 맞도록 싱크대를 설치하거나 발 받침대 등을 이용해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청소를 할 때에도 허리를 최대한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가사노동에 지쳐 다른 운동을 할 엄두를 내기 힘들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측만증과 비슷하거나 파생되는 질환들
척추측만증과 흔히 혼동하는 것이 다리 길이가 서로 달라서 몸이 뒤틀어진 상태다. 이때는 짧은 다리에 키 높이 구두를 신는 등 다리 길이를 맞춰주면 된다. 디스크가 있을 때도 허리가 휘어 보이지만 이는 척추측만증과는 다르다.

기획 / 이연우 기자 글 / 위성은 (객원기자) 일러스트 / 최수연

Mini Interview
Q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특발성 측만증처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고 매뉴얼이나 일반적인 패턴을 뛰어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지요. 현장에서 접하는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세심하게 처방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Q 특정한 병명이 없는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는 어떻게 치료하는지요?
A
직접적인 원인 없이 ‘긴장성 두통’으로 판명되는 경우 대부분 신경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레 근육과 관절도 긴장하게 되는데 그것들이 쌓여서 두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흔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성 질환의 경우, 적절한 운동만으로도 완화되는 경우가 많죠. 인체의 뼈대를 이루는 근육과 골격이 인체 건강을 좌우하는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치료 이전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
모든 걸 의사에게 일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측만증 같은 경우 완치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쇼핑하듯이 여기저기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수록 치료가 어렵습니다.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기계적으로 “약 주세요” “주사 놔주세요”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의사보다 환자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자신의 병에 대해 공부하고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치료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A
허리 통증에 시달리던 50대 초반의 한 주부가 앞에서 말한 케이스였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보니 진료 차트는 나날이 두꺼워졌고, 느는 거라고는 짜증뿐이었죠. 허리가 아파서 집안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른 일상생활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진단 결과 근력과 심부 근육량이 부족했고 경미한 허리 디스크도 있는 상태였습니다. 통증주사를 줄이고 운동 처방을 하자 내원한 지 오래지 않아 몸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고 3개월이 지나자 허리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몸 전체의 순환도 원활해져 건강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Q 수술 요법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A
수술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자연 치유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다 낫는 것도 아니고 환자 스스로 운동하지 않으면 다시 같은 증세가 반복됩니다. 보조기의 경우도 하루 종일 착용하는 게 어려워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가능한 한 환자 본인의 힘으로 운동하고 근력을 높여 천천히 개선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Q 요가 등 운동이나 침 치료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A
디스크 환자의 경우 무작정 요가를 하다가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한다면 도움은 되겠지만 우선 치료부터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침 치료의 경우 어혈을 풀어주고 이완에는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역시 운동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치료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도움말&인터뷰 / 김수연(체형교정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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