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갑자기 엄마한테만 떼를 써요
10개월에 접어든 아이의 엄마입니다. 그전까지는 아주 순하고 떼도 부리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엄마만 보면 징징거리며 따라다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돌봐줄 때는 잘 노는데 엄마한테만 오면 떼를 쓰니 너무 돌보기 힘들어요. (황명희·경기 평택시 포승면)

A 아이의 이런 행동은 엄마에 대한 애착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엄마와 다른 어른들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특히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징징거리는 것은 자기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달라는 표현이고, 혹시 엄마가 어디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돌봐줄 때 잘 논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엄마와 애착 관계는 기본적으로 안정되어 보입니다. 불안정한 애착 관계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잘 놀지 못하고, 계속 엄마를 찾을 것입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자기 욕구와 주장을 충분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다가 마음 편한 대상인 엄마가 나타나면 마음껏 표출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의 그와 같은 행동은 정상으로 보입니다. 만일 아이가 지나치게 떼를 쓴다면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아직 10개월 된 아이이므로 가급적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아픔을 참지 못해요
조카가 또래에 비해 유독 아픈 것을 못 견뎌합니다. 손에 조금만 상처가 나도 데굴데굴 구르며 아프다고 하고, 콧물이 나기 시작하거나 기침이 조금 나면 울고불고합니다. 조금만 아파도 죽는 거 아니냐며 난리를 피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경하·부산 사상구 학장동)

A 아이의 불안 성향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신체적인 자극(통증 혹은 불편함)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 ‘신체감각 민감도가 높다’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경우 대개 미래에 대해서 지나치게 부정적인 예측을 합니다. 가령 말씀하신 대로 조금만 아파도 죽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휩싸입니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의 어른들은 아이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기에 앞서 “괜찮아. 안심해. 그 정도로 죽지 않아. 엄마가 있으니 너를 지켜줄 거야”라는 말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안심시키세요. 한 번에 아이가 안심하지 못하면, 여러 번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러한 생각이 잘못됐음을 가르치세요. 아프다는 것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아프다고 해서 다 병에 걸려 죽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거나 치료를 받으면 결국 사라진다는 점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세요.

아빠의 스킨십을 싫어해요
열 살 여자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평소 아빠와 사이가 좋은데도 아빠가 자신을 만지는 것은 싫어합니다.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빠 옆에 계속 붙어 있다가도 아빠가 얼굴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두드리면 화를 내며 아빠를 때리고 소리 지릅니다. 아빠와 잘 노는데 스킨십은 왜 싫어할까요? (송경운·서울 양천구 신정2동)

A 현재 열 살인 여자아이라면 사춘기를 앞둔 것으로 보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혹은 외모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결과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라 할지라도 아이에게 스킨십을 할 때는 예전과는 다르게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이성의 부모는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빠가 먼저 달라진 딸의 모습과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아이가 아빠와 잘 논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빠와의 관계가 멀어졌다거나 아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단지 아빠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행동을 싫어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앞으로는 아이의 바람대로 몸을 만지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엄마께서는 아이가 아빠를 때리거나 소리를 지를 때 아이에게 단호한 주의를 주면서, “아빠가 내 얼굴 만지는 것이 싫어요. 이제 그러지 않으면 좋겠어요”라고 말로 표현하게끔 교육시키세요.

물을 무척 좋아해요
33개월 된 아들이 물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집 앞에 강이 있어서 자주 데려가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정도가 심해요. 미술관이나 동물원에 가도 하수구와 폭포만 보려고 하고 놀이를 할 때도 항상 시냇물이나 폭포를 만들어놓고 놀아요. 너무 한 가지에 집착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정은정·인터넷 상담 사연)

A 현재 33개월이라면 정상적으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인지적으로 융통성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게다가 관심과 흥미의 제한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특정한 물건, 장난감, 현상에 집착하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 그러다가 이내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아이가 충분하게 만족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숙달’된 느낌을 받는다면, 저절로 집착 현상은 줄어들 것입니다. 혹시 엄마께서 걱정이 된다면, 아이가 보다 다양한 놀거리에 관심을 갖도록 엄마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세요. 엄마가 아이 앞에서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이고 함께할 것을 권유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현재 아이의 흥밋거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관심 사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해 주라는 뜻입니다.

소변을 참아요
올해 일곱 살 된 여자아이입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소변을 참고 참다가 화장실 앞에서 실수를 하는 버릇이 있어요. 아무리 야단을 쳐도 고쳐지지 않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남애·서울 강남구 역삼1동)

A 반복적으로 소변을 옷에 지리는 경우 ‘유뇨증’이 의심됩니다. 일반적으로 밤에 자다가 실수하는 ‘야뇨증(야간 유뇨증)’은 잘 알려져 있지만, 낮에 소변을 참다가 옷에 지리거나 의식하지 못한 채 소변을 지리는 ‘주간 유뇨증’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만 5세 이상의 아이가 적어도 3개월 이상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유뇨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가 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도리어 악화시킬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이의 수치심과 두려움을 더욱 자극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져 증상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는 아이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끔 배려하면서 점진적으로 소변을 화장실에서 보는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왔을 때 곧바로 화장실에 가도록 훈련시키세요. 이 과정에서 충분히 칭찬하고 보상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므로 소아정신과 혹은 소아청소년과를 찾아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모델 / 이정호, 오은수 사진 / 원상희 의상 협찬 / 헹텐키즈(02-3442-0151) 장소 협찬 / 리틀베어 송파점(02-2043-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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