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대선 이후 거세게 불던 서울 노원구, 도봉구 등 강북권 소형 아파트값 상승세가 부동산시장 전체 분위기를 주도해왔다고는 하지만, 역시 내집 마련의 원천이자 주재료는 신규 분양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기본형 건축비 등 정해진 원가를 적용, 인근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밖에 없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본격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선보일 사업지 중에는 경기 용인이나 인천 청라 등 수도권 주요 관심 지역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들 지역은 입지여건 등을 감안할 때 당첨만 되면 수억대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소위 ‘로또 아파트’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2007년 11월, 수원 광교 신도시 착공 현장

놓치면 후회할 곳, ‘인천 청라’
수도권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인천 청라지구는 오는 5월부터 아파트 공급을 재개한다. 올해 선보일 청라지구 내 신규 단지의 경우 대부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최대 30~40%가량 싸게 책정될 예정이다. 그만큼 시세가 오르지 않더라도 계약과 동시에 억대의 당첨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청라지구를 ‘로또’ 사업장으로 꼽는 이유다.

바다를 메워 조성한 청라지구는 총 면적 1천7백80만㎡로, 인천 경제자유구역 3개 지구 중 규모가 가장 작다. 하지만 서울과 가장 가깝다는 점에서 같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나 영종지구보다 더 낫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목동에서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2010년 인천공항고속철도 청라역이 신설되면 서울역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등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진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홍보관의 청라-송도-영종 지구도
금융·레저 타운으로 개발되는 청라지구에는 랜드마크 빌딩인 4백50m 높이의 ‘타워 인피니티(Tower Infinity)’가 2013년까지 지어질 예정이다. 국제학교, 복합학술단지, 과학복합연구단지 등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교육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특히 서울대병원 분원과 세계적 암 치료 병원인 MD앤더슨이 설립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지구 내 중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수변공원 중앙에는 폭 15m의 수로가 조성된다. 수변공원 총 연장은 3.5㎞에 달한다. 수로와 바다를 배로 오가며 관광과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계획돼 있어 ‘한국의 베니스’로서 역할도 할 것이란 게 토지공사의 설명이다.

청라지구에는 오는 2012년까지 아파트와 주상복합, 단독주택 등 총 3만1천 가구가 지어져 9만여 명이 생활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GS건설과 중흥건설 등이 짓는 일부 단지가 분양을 시작했으나 본격 공급은 5월부터다. 그동안 학교 건립 비용 문제로 수개월간 분양이 지연됐지만, 최근 토지공사와 인천시 교육청 간 1단계 학교건립 기본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공급상의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됐다.

연내 청라지구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주상복합단지를 포함해 모두 10개 블록, 6천9백4가구에 달한다. 공급시기가 가장 빠른 사업장은 호반건설이 공급하는 A14·A18·A20블록 등 ‘호반 베르디움’으로, 오는 5월 중 일반분양에 나선다.

이들 3개 사업장의 총 공급 물량은 2천4백16가구.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로 구성된다. 블록별로는 전용 60~85㎡ 이하를 공급하는 A14블록과 A20블록이 각각 7백45가구와 6백20가구로 꾸며진다. A18블록은 전용 60㎡ 이하 1천51가구가 지어진다.

이어 풍림산업이 오는 6월쯤 M3블록에 최고 높이 5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풍림 엑슬루타워’를 공급할 예정이다. 1백25~1백98㎡ 아파트 6백24가구와 92~1백48㎡ 오피스텔 3백52실 등 모두 9백76가구로 지어진다.

이와 함께 광명주택의 A15블록 2백64가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의 A17블록 7백6가구도 상반기 내 각각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 60㎡ 이하를 짓는 A22블록(3백74가구)의 서해종합건설과 A24블록(1천4백21가구)의 원건설도 상반기 중 분양을 실시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A19블록에서 전용 85㎡ 초과 4백83가구를 분양한다. 전용 60~85㎡ 2백64가구를 짓는 A23블록(2백64가구)은 당초 시행·시공을 맡았던 우정건설이 부도를 내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 사업지의 경우 토지 공급 주체인 한국토지공사가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한 후 일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심우산업개발이 시행하고 우미건설이 시공하는 5백79가구 규모의 M2블록 주상복합아파트도 내년으로 분양이 연기됐다.

그렇다면 청약 전략은 어떻게 짤까. 지난해 말 청라지구에서 선보인 GS건설과 중흥건설의 경우 분양가격이 3.3㎡당 1천3백만원대였다. 당시 수도권에서 미계약은 물론 청약자 수가 공급가구 수에도 못 미치는 신규 단지가 속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물량은 순위 내 청약 마감과 함께 조기에 계약을 마치는 등 인기를 누렸다.

이를 감안할 때 5월부터 공급하는 청라지구 신규 단지는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분양가 수준. 주상복합아파트를 제외하고 전용 85㎡ 이하 아파트를 짓는 나머지 블록들은 모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 따라서 분양가격이 종전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될 공산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학교 건립 비용이 추가되지만 분양가는 3.3㎡당 8백만원대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이는 3.3㎡당 1천3백만원대인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30~4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지난 해 1만5천여 명의 청약자가 몰려 큰 혼잡을 빚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오피스텔 분양 현장.
이 정도면 청라지구를 왜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지역 가치 상승에 따라 이어지는 가격 오름세는 보너스다. 상황에 따라선 이 부분이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송도국제도시에서 공급한 아파트들의 가격이 급등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실제 현지에서는 송도국제도시와 견줘 청라지구가 입주 때에는 3.3㎡당 1천5백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어도 당첨자에겐 배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약가점제가 적용됨에 따라 당첨 커트라인에 대한 예측도 필요하다. 변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당첨 커트라인은 적어도 65점을 웃돌 공산이 크다. 상황에 따라선 만점에 가까운 당첨자도 속출할 수 있다. 그만큼 청약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 경제자유구역 내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30%로 제한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지역 제한에 따라 서울·경기 등의 1순위 거주자에게도 공급 물량의 70%까지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100% 독점 청약 기회가 있었던 인천 거주민들의 경우 청약 환경이 나빠지게 됐다. 그나마 지역우선의 경우도 해당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청약자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분양가상한제 전매 적용에 따른 계약 후 10년간의 전매제한과 함께 대출규제다. 자기 자금을 포함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지 않고 무턱대고 청약했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자금 동원 계획은 필수다.

보고 또 봐야 할 곳 ‘경기 용인’
부동산시장에서 용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양호한 입지여건이다. 분당 신도시와 접해 있으면서 또 하나의 수도권 관심 지역인 수원과도 경계를 이루고 있다. 거리적 측면에서 서울 수요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여기에 각종 교통망 확충은 더할 수 없는 호재다. 용인은 그동안 난개발 이미지에, 만성적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하지만 현재 경부·영동고속도로를 비롯해 분당~수서 간,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할 수 있고 내년부터는 용인 경전철과 용인~서울 간 고속화도로가 개통된다. 이어 분당선 연장구간(2011년)과 신분당선(2014년)이 잇따라 완공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광교 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물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매제한 기간이 짧은 단지들도 연이어 공급, 실거주와 투자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공급 물량으로만 따지면 용인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한 곳이다. 실제 올해 선보일 아파트만 임대분을 제외하더라도 약 1만5천 가구에 달한다.

지난 2007년 11월, 수원시 이의, 원천, 우만동과 용인 상현, 영덕동 일대에 조성된 광교 신도시 착공식이 열렸다.
수도권에서 용인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지난 4월 2일 1순위 청약을 실시한 현대건설의 흥덕지구 ‘흥덕 힐스테이트’의 경우 무려 1만4천1백51명이 신청, 평균 28.42: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이다. 이 같은 높은 경쟁률은 뛰어난 입지여건뿐 아니라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공급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해 많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입장에서 분양가상한제의 메리트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시기별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가려진다. 즉 6월 이전에는 대부분 상한제 미적용 단지가 공급되고 이후 선보이는 물량 중에는 많은 아파트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지역별로는 관심지인 신봉지구와 성복지구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3.3㎡당 1천5백만원대에 달한다. 반면 상현동, 삼가동, 고림동 등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차별적인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

오는 6월 기흥구 마북동에서 공급할 예정인 남광토건의 ‘하우스토리’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상대적으로 공급가격이 저렴한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 아파트는 1백98~2백64㎡의 중·대형으로 구성되며 76가구로 건립된다. 역시 현진이 6월쯤 공급할 예정인 1백60~1백80㎡ 1백57가구 규모의 수지구 상현동 ‘현진에버빌’도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다. 공급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우남건설이 오는 9월 역북동에서 공급하는 1백10~1백72㎡ 7백53가구 규모의 ‘우남 퍼스트빌’이 상한제를 적용한다. 용인시 기흥읍 구갈역~동백~명지대~고진~보평~수표~둔전~전대(에버랜드)를 잇는 용인 경전철 ‘에버라인’이 단지와 인접한다.

금호건설은 고림동에서 1백9~1백79㎡ 1천1백36가구 규모의 ‘금호어울림’을 11월쯤 분양한다. 역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다. 경전철 고진역과 보령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경안천 조망권이 가능하다.

한양도 동천동에서 2백3가구 규모의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를 11월 중 내놓는다. 대성산업은 양지면 남곡리에 들어설 99~2백64㎡ 1천66가구 규모의 상한제 아파트를 같은 달 분양한다. 동부건설이 12월쯤 언남동에서 공급하는 1백50~2백9㎡ 4백19가구 규모의 ‘센트레빌’도 상한제를 피하지 못했다. 당첨자에게 적잖은 시세 차익이 돌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두산중공업은 삼가동에서 1백12~1백76㎡ 1천4백 가구를 올 연말 공급한다. 용인경전철 삼가역이 걸어서 8분 거리로 경전철 개통에 따른 큰 수혜가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에 동백지구가 있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동백~죽전 간 도로로 분당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다. 진흥기업은 신갈동에서 1백9~1백91㎡ 8백32가구 규모의 상한제 아파트를 하반기 중 분양한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입지여건 등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용인 지역에선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라 청약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며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경쟁률이 다소 낮을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글 / 문성일 기자(머니투데이)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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