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차와 왁스칠을 중심으로 한 세차가 차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어떻게 닦아야 페인트를 상하게 하지 않는지 알아보자.

세차는 미관을 향상시킨다는 것 외에 세가지 의미가 더 있다. 첫째는 페인트에 고착될 수 있는 오염물질을 초기에 제거하는 것이다. 새똥이 대표적인 예인데, 새똥은 연한 색 페인트에 묻은 채로 오래 지나면 페인트 색을 변하게 한다. 새똥 외에 나무진도 나무의 활동이 왕성한 계절에 나무 밑에 주차해 놓았을 때 차에 미세하게 뿌려지는데, 2~3일 내에 물로 닦아내지 않으면 나무진이 경화되어 나중에 광택작업을 해서 갈아내야 제거되는 골치거리가 된다.

두번째는 세차 후 바르는 왁스가 페인트를 산화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페인트는 햇볕에 포함된 자외선과 공기 중에 포함된 오존에 의해 표면의 원자 결합이 조금씩 끊어지며 표면 성질이 저하된다. 세차 후에 바르는 왁스는 페인트 표면에 얇은 막을 형성하여 페인트의 분해를 방지하기 때문에 광택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왁스는 그 자체로 광택을 만들기보다는 페인트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보호 피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차로서 차를 보호하는 세번째 의미는 세차를 하면서 차체에 생긴 문제점을 초기부터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세차가 끝난 후 마른걸레로 차체 구석구석의 물기를 닦을 때 튀는 자갈에 미세하게 까져서 녹슬기 시작하는 곳이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접촉사고를 당해 찌그러져 페인트가 갈라진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차체의 문제점들은 조기에 발견하여 면도칼 끝으로 녹을 긁어낸 후 터치업 페인트를 발라주면 나중에 철판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큰 녹을 방지할 수 있다.

외부 세차 방법 중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젖은 걸레로 차에 앉은 먼지만 닦아내는 일이다. 걸레 밑에 묻은 모래나 먼지들은 미세한 사포의 연마입자처럼 작용하여 페인트 표면을 먼지가 지나간 자국대로 깎아낸다. 페인트 표면이 모래먼지로 무수히 깎이면 빛이 이리저리 난반사되어 광택이 나지 않게 된다.

차체에 묻은 모래먼지가 세차 과정에서 페인트를 깎아내는 것을 방지하려면 세차를 시작할 때 차체에 물을 많이 뿌려서 모래먼지가 물속에 둥둥 뜬 상태로 제거되도록 해야 한다. 손세차를 할 때 걸레보다는 물을 많이 함유할 수 있는 스폰지가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폰지를 쓸 때도 스폰지를 자주 물에 축여서 스폰지 밑에서 모래나 먼지가 밀려다니지 않도록 먼지를 제거하며 세차해야 한다.
세차에는 스폰지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솔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사용하는 솔의 털 끝이 날카롭지 않게 뭉개진 특수 솔을 사용해야 플라스틱 털 끝이 페인트를 미세하게 긁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욕실 타일 바닥을 닦기 위한 플라스틱 솔은 일부러 털 끝을 날카롭게 잘라서 각 털들이 타일을 긁듯이 때를 벗겨내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세차에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한 대로 왁스는 광택을 내는 기능은 없고 페인트가 변질되어 광택을 잃지 않도록 보호하는 얇은 피막만 형성하는 것이 그 임무다. 왁스를 두껍게 바른다고 해서 차에 광택이 나는 것이 아니므로 얇게 바르되 빼놓는 부분없이 골고루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왁스는 둥글넓적한 깡통에 들어있는 고체 왁스와 물에 혼합된 상태로 뿌리는 액체 왁스가 있다. 액체 왁스는 스폰지에 묻혀 바를 필요없이 그냥 차에 뿌린 후 마른 걸레로 닦아내면 왁스칠이 되므로 간편하다. 그러나 완성된 왁스 피막이 약하고 스폰지로 바른 것에 비해 부분부분 왁스가 덜 묻은 곳이 생기기 때문에, 본격적인 고체 왁스칠에 이어 보조 왁스 정도로 쓰는 것이 좋다. 액체 왁스 중에는 왁스 함량이 너무 적어 효과가 없는 제품들도 많으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 액체 왁스는 통안에 담긴 액체가 투명하지 않고 희뿌연 쌀뜨물 색이 나도록 왁스의 함량이 높아야 제대로 왁스 피막을 형성할 수 있다.

왁스 피막이 유지된 차는 비를 맞으면 빗물이 이슬처럼 고르게 붙는다. 그렇지 않고 빗물 수막이 페인트에 얇고 고르게 퍼진다면 왁스칠을 새로 할 때가 된 것이다. 경험에 따르면 왁스 피막은 세차를 자주 할수록 지워지는데, 싼 왁스나 비싼 왁스나 피막의 수명은 별반 차이가 없다.
왁스를 바를 때는 세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햇볕에 달궈진 차체에 왁스를 바르지 말 것. 둘째, 스폰지로 지겹도록 여러 번 문질러서 왁스가 페인트에 잘 먹도록 할것. 그리고 셋째는 마른 걸레로 닦아낼 때 왁스가 묻은 마른 걸레는 다른 면으로 빨리 바꿔서 걸레가 왁스를 완벽하게 닦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른 걸레에 왁스가 많이 묻은 상태로 계속 문지르면 왁스 피막이 얇고 견고하게 형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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