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은 1899년 일본 규슈 나가사키의 진헤이준이라는 중국인에게서 유래했다. 식당을 운영하던 그는 동포 고학생들이 배곯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끝에 인근 화교 식당에서 쓰다 버린 닭이나 돼지 뼈, 푸성귀를 모아 국수를 만들어 나눠줬다. 이것이 ‘짬뽕’의 원조다.
 
지금은 증손자가 그 자리에서 ‘시카이로’라는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나가사키 짬뽕’의 탄생지라는 이름 덕분에 관광객이 많이 찾으며 2층에 짬뽕박물관도 있다.
 
짬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당시 나카사키 항에서 부두 노역을 하던 푸젠 성 출신 중국인들은 아침 인사를 ‘샤뽕(식사하셨습니까)’이라고 했는데, 이를 일본인들이 짬뽕으로 바꿔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샤뽕’은 ‘밥을 먹다’는 ‘츠판’(吃飯)의 사투리로 보인다.
 
일본 최남단의 섬 오키나와에 ‘찬푸르’라는 전통 음식이 있는데 이를 현지인들은 ‘짬뽕’이라고 한다. 한중일 삼국의 음식이 모두 녹아 들었다는 말이다. ‘찬푸르’도 ‘츠판’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짬뽕의 뿌리는 인천 중구청 앞 선린동 북성동 일대의 차이나타운에 있다. 이곳에서 태화원 자금성 등 두 식당을 운영하는 화교 손덕준(50) 씨는 “산둥 성에 차오마찬이란 음식이 있는데 야채를 볶아 국물 넣고 맑게 끓인 국수”라며 “일제강점기 제물포의 중국인들은 리어카에 화로를 싣고 즉석에서 만든 음식을 즐겨 먹었는데 그게 자장면이고 차오마찬”이라고 말했다.
 
이 차오마찬이 일본의 영향을 받아 짬뽕으로 바뀌었는데 한국인 입맛에는 맞지 않아 우동이 개발됐다고 한다. 우동은 볶지 않은 야채로 끓여 낸 한국식 차오마찬인 셈이다.
 
짬뽕의 유래를 듣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 맛은 더했다.
 
“옛날 짬뽕은 맵지 않았어요. 빨갛지도 않았고요. 재료도 그때그때 흔한 것을 써서 지금과 다릅니다. 자장면도 마찬가지지만. 옛날 춘궁기 때 자장면에는 무말랭이만 들었어요. 어디 옛날 맛 한번 보실래요?”
 
그러면서 그는 직접 만든 자장면과 짬뽕을 내놨다. 짬뽕은 ‘하얀 짬뽕’이었다. 닭국물로 만들어 맛이 진했다. 화학조미료로 맛을 낸 짬뽕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자장면도 맛과 빛깔, 씹는 느낌이 달랐다. 달지 않고 담백한 데다 야채를 토막내지 않고 채로 내놓아 색달랐다.
 
“담백한 맛은 산둥 성 춘장 덕분으로, 지금도 어머니께서 직접 담급니다. 자장면은 산둥 성에서 유래했으나 우리 자장면과 아주 달라요. 한국 자장면은 인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향토자장면’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우리 자장면과 짬뽕은 모두 인천 차이나타운이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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