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ury(god of commerce- 상업의 신에서 유래됨) - 전령의 신
수성을 상징하는 헤르메스(Hermes)는 전령의 신. 그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굳이 족보를 따진다면 마이아는 아틀라스 딸들인 플레이아데스(성운 이름) 중의 맏언니이고, 아틀라스는 티탄족인 이아페투스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제우스는 사촌의 딸인 마이아와 바람을 피워 헤르메스를 낳은 셈이다. 로마인들은 헤르메스를 머큐리(Mercury)라고 불렀다. 칼 세이건은 로마인들이 수성을 신들의 심부름꾼인 머큐리라고 부른 것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지는 일이 없는 빠른 행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Venus(사랑의 신 / 美의 신) - 토성의 남근에서 태어난 금성
그리스어로 거품을 뜻하는 아프로디테(Aphrodite)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 로마인들은 베누스(영어로 비너스)라고 불렀다. 아프로디테는 크로노스(토성)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바다에 던지자, 남근 주위의 정액 거품이 모여 탄생했다고 한다.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뜨기 전 동쪽하늘에 보이는 금성을 샛별, 해진 후 서쪽하늘에 보이는 금성을 태백성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리스인들은 금성을 천체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까닭에 미의 여신의 이름을 붙인 듯하다.
금성은 미의 여신의 이름인 비너스(Venus 또는 아프로디테라고 함)로 불리운다. 이것은 아마 밤하늘에서 금성이 너무 밝고 아름답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아침과 저녁에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저녁때 서쪽 하늘에서 반짝일 때는 개밥바라기, 또는 태백성(太白星), 장경성(長庚星)이라고 하며,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반짝일 때는 샛별, 또는 계명성(啓明星), 명성(明星)이라고 다르게 불렀는데, 이유는 금성을 서로 다른 두 개의 천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arth - 혼돈 속에서 태어난 지구
그리스신화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신은 가이아(Gaea, Gaia)였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는 혼돈인 카오스로부터 스스로 태어났으며, 하늘과 바다와 산들을 낳았다. 그는 자신의 낳은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천왕성)와 관계를 맺어 제1세대 신들인 티탄족(토성과 그 위성)을 탄생시켰다. 이 가이아가 바로 지구(Earth)다.
그리스인들은 지구를 우주탄생의 출발점이자 그 중심으로 보았다. 히브리인들이 천지만물은 유일신인 야훼가 창조했다고 믿었던 것에 반해, 그들은 우주만물은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스스로 태어난 것이라고 믿었다.



Mars(로마 전쟁의 신이라는 Mars에서 온 말) - 전쟁의 신 화성
1997년 미국의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가 화성땅에 도착한 곳은 아레스평원이었다. 아레스(Ares)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이다. 그는 옳고 그름을 떠나 전쟁을 좋아해 전쟁의 신이 됐다. 또한 헤파이스토스의 아내가 된 아프로디테(금성)와 정을 통해 쌍둥이 형제인 포보스(낭패의 신)와 데이모스(공포의 신)를 낳았다. 아레스의 두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전쟁터를 따라다녔다.
로마인들은 아레스를 마르스(Mars)라고 불렀다. 화성을 마르스라고 부르게 된 것은 화성이 붉게 보이기 때문에 마치 피빛으로 물든 전쟁터를 연상시켰던 모양이다. 또 화성은 두 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다.



Jupiter(하늘의 신이라는 Jove에서 온 말) - 신들의 왕 목성
제우스(Zeus)는 크로노스(토성)의 막내아들이다. 주피터(Jupiter)는 제우스의 로마식 이름.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물리치고 신들의 왕이 됐다. 사실 목성의 밝기는 천구 상에서 태양, 달, 금성에 이어 네번째이며, 때로 화성보다 어두울 때도 있다. 그런데 그리스인들이 신들의 왕 이름을 목성에다 붙인 것은 그들의 뛰어난 예견력으로밖에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시까지 목성이 행성 중에서 가장 크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성의 위성 메티스, 이오, 에우로파, 칼리스토, 가니메데는 제우스와 인연이 많다. 메티스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로 제우스의 첫번째 부인. 지혜의 여신으로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를 물리치는 일은 도왔다. 이오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에우로파(신화 속 이름은 에우로페)는 페니키아 공주, 칼리스토는 아르카디아의 공주로 각각 제우스와 정을 나눴던 여인들이다. 가니메데(신화 속 이름은 가니메데스)는 트로이 왕국을 건설한 트로스의 아들로, 제우스의 술잔을 나르는 시종이었다. 갈릴레오는 1610년 1월 이오, 칼리스토, 에우로파, 가니메데를 발견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맞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입증했다.

Saturn(농업의 신 Saturn에서 온 말) - 아버지를 몰아내고 자식에게 쫓겨난 토성
토성을 나타내는 새턴(Saturn)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크로노스의 로마식 이름이다.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천왕성)와 가이아(지구) 사이에서 태어난 12명의 티탄족 중 막내였다. 그는 자식을 학대하는 아버지 우라노스를 몰아내고 1세대 신들의 왕이 됐다. 그러나 아버지의 운명처럼 자신도 아들인 제우스(목성)에게 쫓겨났다. 이때 1세대 신들도 함께 쫓겨났다.


토성은 태양계에서 목성에 이어 두번째로 큰 행성으로, 가장 많은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이 그러한 사실을 알리는 만무했다. 토성을 망원경으로 처음 관측했던 사람은 갈릴레오였다.
토성이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당시 그리스인들이 알고 있던 행성 중에서 가장 느렸기 때문이라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말했다. 그러나 이제 지구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아들인 제우스(목성)에게 밀리고, 아버지인 우라노스보다 가깝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토성 위성들의 이름은 제1세대 신족인 티탄족의 이름을 딴 것이 많다. 티탄(지금은 타이탄으로 부름), 히페리온, 테티스, 레아, 포이베는 모두 제1세대 신족을 일컫는 이름이다. 이들은 크로노스(토성)와 함께 제우스(목성)에게 쫓겨나 모두 토성의 위성이 됐다.
토성의 위성 중 가장 큰 타이탄은 1655년 호이겐스가 발견했고, 레아와 테티스는 카시니가 1672년과 1684년에 각각 발견했다. 히페리온은 1848년 본드와 라셀이, 사냥과 달의 여신으로 아폴로와 쌍둥이인 포이베는 1898년 피커링이 발견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런 위성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행성들을 도는 위성이 있다는 것은 갈릴레오가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함으로써 처음 밝혀진 사실이다.
 

Uranus(god of the heaven) - 어머니와 결혼한 천왕성
천왕성인 우라누스(Uranus)는 가이아(지구)로부터 태어나 가이아와 결혼한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에서 유래됐다.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태양계 가족 중에서 두번째로 태어난 천체다.
우라노스는 최초로 우주를 지배했던 신이었지만, 자식들을 팽개친 바람에 아들인 크로노스(토성)에 의해 왕좌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실제의 천왕성이 발견된 것은 1781년 3월 13일. 윌리엄 허셜이 망원경을 이용해 발견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천왕성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천왕성을 뜻하는 우라누스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처음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 허셜은 그의 후원자였던 영국왕 조지 3세의 이름을 따서 ꡐ조르지움 시두스ꡑ(조지의 행성)란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행성들은 그리스․로마신화에 따라 이름을 짓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천문학자 보데가 우라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천왕성(우라누스)이라는 이름은 1850년 이후부터 사용됐다. 보데는 새로 발견된 천체가 토성보다 멀리 있기 때문에 마치 크로노스(토성)에게 쫓겨난 우라노스를 연상했던 모양이다.


Neptune(바다의 신) - 청록색의 진주 해왕성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Poseidon)은 크로노스의 둘째아들로 로마식 이름은 넵투누스. 제우스는 티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자 삼촌인 오케아노스가 다스리던 바다를 형인 포세이돈에게 넘겼다.
해왕성은 천왕성이 발견된지 65년 뒤인 1846년 9월 23일에 발견됐다. 그런데 누가 처음 발견했느냐를 두고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큰 논쟁이 벌어졌다. 1843년 영국의 젊은 수학도 아담스는 양자리 근처에 미지의 행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으며, 그 질량과 궤도를 계산해냈다. 그런데 1845년 프랑스 과학자 르베리어 역시 독자적으로 천왕성 궤도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아담스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르베리어는 독일 베를린천문대의 갈레에게 자신이 계산한 곳에서 미지의 행성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부탁하던 날 밤 갈레는 해왕성을 찾아냈다.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결론은 아담스와 르베리어의 공동 발견으로 맺어졌다. 그리고 이름은 바다의 신인 넵투누스를 따라 넵튠으로 정해졌는데, 과학저술가인 아시모프는 녹색빛이 감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말했다. 지금도 해왕성은 ꡐ청록색의 진주ꡑ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Pluto(건강, 죽음, 지하세계의 신) - 지하세계의 제왕 명왕성
하데스(Hades)는 크로노스의 첫째 아들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제우스가 티탄과의 10년 전쟁에서 승리한 후 지하세계의 왕으로 임명됐다. 그의 아내는 데메테르의 딸로서 저승의 여왕인 페르세포네였다.
명왕성은 과학자의 계산 실수로 발견됐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운동을 조사해 본 결과 뭔가 새로운 천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 명왕성은 1930년 로웰천문대의 톰보가 처음으로 관측했다. 그런데 새로운 행성은 찾으려고 했던 것보다 너무 작고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또 다른 행성, 즉 10번째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다. 톰보 역시 13년 동안 10번째 행성을 찾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명왕성이 발견되자 이름을 짓는 것도 큰 문제였다. 아틀라스, 아르테미스, 페르세우스, 불칸 등 수십가지 이름이 거론됐다. 뉴욕타임스는 가사를 돌보는 로마의 여신 미네르바라는 이름을 제시했다. 결국 낙찰을 본 것은 플루토(Pluto).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의 로마식 이름이었다. 하데스가 본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로마식 이름인 플루토는 로웰 천문대를 세운 퍼시벌 로웰(P. Lowell, 1855-1916)의 머릿글자와 같다는 게 중요 결정요인이었다. 톰보는 스승인 로웰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싶었던 것이다.


Sun - 그리스인에게는 행성이었던 태양
태양신 헬리오스(Helios)는 네 마리의 말이 달린 불의 수레를 끌고 여명의 여신인 에오스가 인도하는 길을 따라 매일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늘을 가른다. 헬리오스는 크로노스(토성)의 형제인 히페리온과 여동생인 테이아 사이에서, 달의 여신 셀레네와 여명의 여신 에오스와 함께 태어났다. 솔(Sol)은 헬리오스의 로마식 이름. 흔히 아폴론을 태양신으로 착각하는데, 이는 그가 태양광선을 상징하는 황금의 화살을 지녔기 때문. 아폴론은 예고․예언․궁술의 신으로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양은 태양계의 중심을 이루는 별이다. 그러나 지구중심적인 사고를 했던 그리스인들은 태양을 가이아(지구), 우라누스(천왕성), 새턴(토성)보다 그 격을 낮췄다. 헬리오스는 1974년과 1976년에 독일이 태양궤도에 쏘아올린 태양탐사선의 이름으로도 사용됐다.


Moon - 태양의 여동생 달
달의 여신인 셀레네(Selene)를 로마인들은 루나(Lunar)라고 불렀다. 셀레네는 히페리온과 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태양신 헬리오스와 형제다.
루나는 옛소련이 달을 탐사하게 만든 우주선의 이름으로 사용됐다. 루나는 1959년 쏘아올린 최초의 달탐사선인 루나 1호로부터 1976년 1백70g의 월석을 가져온 루나 24호까지 24차례나 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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