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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연출 김태호)이 12일 100회를 맞는다. 최근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무한도전'은 주말 예능의 최강자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가장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예능의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과 배틀, 토크쇼, 시트콤, 몰래카메라, 리얼리티의 변종 혼합체 '무한도전'을 단순히 열거한 장르적 특질로 해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일정 부분 과장되고 확대해석 된 면이 없지 않지만 '무한도전'은 일종의 예능공식을 만들어왔고 그 틀은 '무한도전'을 2000년대 예능의 전형(典型)으로 만들었다.

공식#.1 '재미가 의미' 리얼리티를 강조해라

'무한도전'은 기본적으로 리얼리티를 표방한다. '짜고치는 고스톱'에 식상해진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의 리얼리티는 신선한 자극이 됐다. 예쁘고 멋지게 보여야 하며 똑똑해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사로잡힌 연예인은 리얼리티 형식을 통해 해방됐다. 연예인들만 자유를 얻은 것은 아니다. '무한이기주의'라는 모토는 시청자들과 TV속 연예인들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일조했다. 쉽게 망가질 수 있고, 마음껏 이기적일 수 있고, 당연히 짜증을 낼 수 있는 연예인들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이 개그맨 출신이 사실은 연예인의 이런 자유에 충분조건이 됐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성공이후 리얼리티 형식을 통한 감각의 자유는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 이는 '재미가 의미'라는 예능공식을 명문화 시켰다.

공식#.2 캐릭터성 강화, 다인(多人) MC로 다양한 취향 공략

'무한도전=캐릭터'다. 김태호PD가 수차례 밝혔듯 무한도전은 '여섯 난쟁이가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출발했다. 각기의 캐릭터성은 '무한도전'이 다양한 취향을 공략할 수 있게 만드는 근거가 됐다. 이러한 캐릭터 성의 전제가 되는 것은 '다인(多人) MC 형식'의 출연이다. 이는 전적으로 메인 MC 유재석의 공으로 돌려야 마땅하다. 유재석 진행의 가장 큰 미덕은 상대의 액션에 즉각적인 리액션으로 재미를 만들어 내는 발군의 재치에 있다.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고 흐름의 완급을 조절하는 유재석이라는 조정자의 존재는 비슷한 포맷의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갖지못한 '무한도전'의 최대 장점이다. 유재석은 다인MC의 구심적 역할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물론 캐릭터성의 강화는 리얼리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요소다. '무한도전'의 성공가능성은 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소를 조화시키는 연출력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공식#.3 '무한도전'의 확대-재생산 '무한도전'을 퍼트려라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SBS ‘라인업'이 정면으로 내건 슬로건 라인(LINE)은 '무한도전'에서 꾸준히 활용된 공식이다. 유재석-박명수-정준하-정형돈-노홍철 그리고 공익 근무 복무중인 하하까지 여섯 멤버들은 각기 '무한도전' 밖에서 확대-재생산 돼 왔다. 유재석과 박명수는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유재석-하하는 종영된 SBS '일요일이 좋다-옛날TV'를 통해, 유재석-노홍철은 MBC '놀러와'를 통해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박명수-정형돈은 종영된 MBC '지피지기', '동안클럽'에 동반 출연했으며, 최근 새롭게 시작한 MBC '브레인 배틀'에서도 나란히 호흡을 맞추고 있다. MBC 에브리원 '식신원정대'에서는 정준하-정형돈이 손발을 맞추고 있다. 유라인으로 불러도 손색없는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무한도전'은 프로그램 외부에서 멤버들의 각개전투를 통해 '무한도전'의 프리미엄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각 멤버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타 방송에서 '무한도전'을 거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공식#.4 믿음과 신뢰, 브랜드를 만들어라

'무한도전'의 성공은 전적으로 MBC 예능국의 무한신뢰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모든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이 '무한도전'에 대해 보내는 시기와 부러움은 아이템이나 포맷이 아니라 방송사의 전폭적인 신뢰다. MBC '강력추천 토요일'에서 독립한 '무한도전'은 초창기 5% 전후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MBC는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으로 이름을 바꾸면서도 '무한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한도전'은 리얼리티를 안착시켰고, 캐릭터를 주입시켰으며, 각 멤버들을 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시켜 '무한도전'을 확대-재생산 시켰다. 이런 끈기는 '무한도전'을 브랜드로 만드는 거시적 전략에 기인한 것이다. 각 방송사가 시즌 개념의 예능 프로그램을 런칭 시키는 것은 '무한도전'의 브랜드화 전략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방송사의 신뢰는 시청자의 신뢰로 이어졌고 충성도 높은 마니아군을 형성하게 된 결정적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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