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말이 너무 늦어요
둘째 아이가 말이 너무 늦어요. 태어나자마자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신체 성장이 좀 늦는 편이긴 하지만, 또래보다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아요. ‘엄마’라는 말은 일찍 했는데 그 뒤로는 ‘이거’라는 말과 동물 소리 흉내 정도밖에 내지를 못하네요. 문제가 뭘까요? (진혜경·경남 진주시 가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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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이의 월령과 말을 알아듣는 수준이 중요합니다. 만일 아이가 만 24개월이 넘었는데도 그 정도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면, 분명히 언어 발달이 느린 것입니다. 이때 말을 어느 정도 알아들어서 간단한 지시 따르기(예:“우유 마셔”라는 말을 듣고 행동으로 옮긴다)가 가능하다면, 아이의 마음속에서 언어가 형성되는 중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월령이 30개월 이상이라면, 소아정신과나 언어상담소를 방문해 언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지 언어 발달이 느린 경우라면 전문적인 언어 치료와 부모의 교육을 통한 노력으로 아이의 언어 수준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적 영역 외에 사회성, 인지 등 다른 영역의 발달도 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어머니가 하셔야 할 노력은 아이와 개별적인 놀이 활동을 최대한 늘리는 것입니다. 말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어적인 자극을 많이 준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너무 말이 많고 잘난 척이 심해요
여섯 살 된 아들이 있습니다. 남자아이인데도 평소에 말이 많고 잘난 척도 심합니다. 어린이집에서도 그것 때문에 친구들이 때린다고 해서 요즘은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격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박지순·경북 구미시 형곡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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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타고난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의 성격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주로 놀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가 차분해질 수 있게끔 도와주세요. 한 가지 예를 들면, 실에다 다양한 모양의 구슬을 꿰는 놀이가 좋습니다. 도형별로 그리고 색깔별로, 그 다음에는 적당한 법칙을 부모가 제시하거나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끔 해서 놀이를 하면 좋습니다.

‘눈과 손의 협동 놀이’(Visual Motor Coordination Play) 역시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아이가 눈으로 본 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손동작으로 옮기거나 흉내 내는지를 보는 놀이입니다. 엄마가 먼저 흰 도화지에 여러 종류의 도형을 다양한 방식으로 겹치거나 늘어놓는 식으로 그려보세요. 그런 다음에 아이에게 다른 종이를 주면서 그 위에 그대로 따라서 그려보게끔 합니다. 아마 어떤 도형을 빼고 그리거나 서로 떨어져 있는 도형을 겹쳐서 그리는 등 오류를 범할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에게 차근차근 눈에 보이는 것을 다시 한 번 설명해준 다음 보고 그리는 것을 도와주세요. 여러 번 반복하면 점차 향상되는 아이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야 아이의 성격이 점차 바뀌어 나갈 것입니다.

졸리면 얼굴을 때려요
아이가 잠이 오기 시작하면 자기 얼굴을 막 때려요. 이제 13개월 된 아이인데 왜 졸리다는 표시를 얼굴을 때리는 것으로 하는지 모르겠네요. 버릇을 고쳐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니면 무슨 불만을 표현하고 싶은 것인지 알려주세요. (이길자·광주 남구 진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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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현재 언어적인 표현을 제대로 하기 힘든 월령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 때 자신의 얼굴이나 머리를 때리는 등의 행동을 자주 보이곤 합니다. 졸릴 때는 결코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때 어떤 아이는 울거나 징징대고, 또 어떤 아이는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자신을 때리는 등의 행동으로 기분 상태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부모님은 아이를 나무라지 말고 아이의 숨은 욕구를 잘 읽어 이를 충족시켜 줘야 합니다. 즉 “우리 OO가 졸려서 기분이 안 좋구나. 빨리 자자”라고 말씀하신 후에 “이제 곧 잘 거니까 그만 때려”라고 해 주세요. 아이의 이와 같은 행동은 대개 자라면서 저절로 없어지니 크게 염려하실 문제는 아닙니다.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여덟 살 된 딸아이가 유치원에도 가지 않으려 하고 항상 엄마와 붙어 있으려고만 해요. 자기가 얘기하는 것을 엄마가 다 들어주니까 매일 뭐든지 하나씩 사달라고 하구요. 이제 학교에 입학해야 할 나이인데 이렇게 떨어지지 않으려 하니 학교를 갈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정혜경·경북 포항시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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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경우 정상적으로 사라져야 할 ‘분리불안’이 지속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엄마에게 매우 의존적인 성향도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것은 엄마의 과잉보호적인 양육 태도와 지나치게 허용적인 분위기의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엄마는 이제부터라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적당한 좌절을 안겨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유치원에 가는 연습, 즉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시도해보세요. 이 과정에서 아이를 안심시키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가령 “엄마랑 나중에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라고 말씀하시면서 아이를 힘껏 안아준 다음에 작별의 입맞춤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와 잘 떨어지는 날에는 아이가 원하는 물건을 사주는 등 보상을 하세요. 만일 이와 같은 부모의 노력에도 아이가 울기만 하거나 몹시 불안해한다면, 혹시 ‘분리불안장애’일 수도 있으니 소아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세요.

모든 일에 형을 이기려고 들어요
올해로 각각 아홉 살과 다섯 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사에 작은아이가 형을 이기려고 해서 걱정이에요. 타일러도 보고 때려도 보았지만 잘 해결이 안 돼요. 특히 큰아이가 방학한 뒤에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아침 부터 난리예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선영·서울 강서구 화곡8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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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피를 나눈 형제라고 할지라도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은 서로 판이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생이 형에게 경쟁심을 느끼고 승부욕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일단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이세요. 만일 ‘언제나 형은 잘못이 없고, 네가 말썽이다’라는 인식을 부모가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전달됩니다. 그 결과 둘째의 문제 행동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인정을 얻지 못하는 데 대한 반감의 표시지요.

부모는 아이들끼리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심한 말과 공격적인 행동이 나올 때만 개입해서 훈육하세요. 형의 입장에서도 승부욕이 강한 동생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관해 스스로 터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어쩌다가 동생이 형에게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더 이상 이기려고 하지 않을 때 그냥 지나치지 말고 관심을 크게 표시하면서 동생을 칭찬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 민서현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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