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이 넘쳐나는 시대다. 거실에 자리 잡은 TV는 물론이고 아이 방의 컴퓨터, 손안의 작은 휴대폰까지 끊임없이 영상물을 쏟아낸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가리고 골라서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할 텐데 정작 우리 아이에게 맞는 영상물이 무엇인지 막막할 때가 많다. 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올여름 온 가족이 함께 동심의 세계로 빠져보자.
만 0~2세
아기에게 장난감이나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이 좋아요
만 3세 이하의 아기들은 오감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받아 정서와 두뇌를 발달시킨다. 영상물만 보는 것은 시각과 청각만 자극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보고 듣는 것이 전부인 영상물보다는 다양한 질감의 그림책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기의 균형적인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된다. 만약,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영상물이 있다면 그대로 보여주기 전에 응용해서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실제로 보고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위주의 바깥놀이를 자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기도 자신이 태어난 세상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 속에서 자신과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긍정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된다.
만 3~4세
나와 친구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는 영상물이 좋아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모든 사물이 살아 있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사물을 의인화해서 현실로 그려놓은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이 시기에는 상상하는 세계에 가려져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판타지물이라도 가급적이면 현실적인 소재에서 출발한 영상을 보여줘 현실감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이 시기에 두드러지는 특징은 아이들이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자기의 존재를 확인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이 담긴 단순한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나 구성물을 보여주며 화면 속에서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세상에는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살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친구의 의미를 인식하는 것도 이 시기에 나타나는 발달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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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공룡 디보 ★★★☆ 전체관람가/10분/애니메이션/한국/2007/만 3세~4세 이상
선물 주는 공룡을 메인 컨셉트로 선물과 소원을 연결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이며 실이나 천과 같은 질감이 느껴지는 소재를 활용해 유아의 시각을 통해 촉각을 자극하는 연출이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주인공들의 목소리 톤과 부정확한 발음 등이 도드라져 산만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륨을 약간 낮춰 시청하도록 하는 부모의 센스가 필요하다.
감상 포인트 친사회적 태도나 행동 형성 및 인성 교육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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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를 위한 성교육을 내용으로 생명의 탄생 과정, 올바른 성 가치관의 형성, 성폭력의 예방과 대처 등의 체계적인 성교육을 위해 각기 다른 주제를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표현한 작품이다.
감상 포인트 부모가 함께 보면서 아이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점들을 충실히 설명해줄 것.
등급/상영시간/장르/제작국/제작연도/추천연령
만 5~6세
규칙이나 질서를 지키는 의미를 알아야 해요
이제는 서서히 시청각적인 즐거움에서 복잡한 스토리를 이해하며 영상물의 맛을 알아가는 시기다.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찾아볼 수 있게 되며 좋아하는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좀 더 신경 써서 영상물을 선별해주고 필요에 따라 시청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자기중심적인 성향에서 비롯된다. 고집이 세고 남과 타협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왜 규칙이나 질서를 지켜야 하는지 영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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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는 즐거워 ★★★★ 전체/10분/애니메이션/미국/2006/만 5~6세 이상
작품 속의 어린이들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넘어 동물, 식물, 심지어 외계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어울릴 수 있다. 상상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지혜를 이야기하고 있다. 원색 위주로 채색된 단순한 그림이 명쾌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상 포인트 친사회적 태도나 행동 형성 및 인성 교육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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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세의 마고리엄은 114년 동안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마법의 장난감 백화점을 운영해왔다. 세상을 떠날 때가 되어 어린이와 마술을 사랑하는 매니저 ‘몰리 마호니’에게 백화점을 물려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감상 포인트 장난감으로 채워진 백화점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시각적 매력과 순수성에 대한 가치를 보여준다.
초등학교 1~2학년/만 7~8세
현실감각이 아직 부족하므로 폭력적인 영상물에 주의해주세요
이 시기는 좋아하는 등장인물이나 캐릭터, 주인공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시기이므로 어떤 영상물을 보느냐에 따라 도덕적 가치 판단과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회성을 길러주는 다양한 작품을 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방치된 상황에서 혼자 영상물을 접하는 환경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시간관념이 막연해 과거와 현재를 혼재해 생각한다. 또 현실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야기 속 상황을 매우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경향도 강하다. 따라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혼란스럽거나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하지만 보편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을 골라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감각과 도덕적 판단력이 결여된 상황에서 막연히 멋있어 보이는 주인공의 행동을 모방하기 쉬우므로 폭력적 영상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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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 전체/110분/애니메이션/미국/2007/초등 1학년 이상
제80회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 수상작이다. 청결함이 기본인 식당의 경계대상 1호인 생쥐가 프랑스 최고 요리사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110분이라는 상영 시간이 아이들에겐 무리한 시청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해 시청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
감상 포인트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는 의외의 설정 속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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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대륙과 바다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 가족들이 북극만의 특별한 사계절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감상 포인트 부모가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의 흥미로운 요소를 찾아준다면, 아이들이 다큐멘터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초등학교 3~4학년/만 9~10세
경험과 지식, 정보를 담은 영상물을 보여주세요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소외감에 민감해지는 시기로 영상물을 통해 다양한 사회 모델을 제시하고 아이가 자신의 이상형과 미래 세계에 대한 긍정적인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이 시기는 기초적인 논리적 사고 단계가 시작되는 시기이며 새로운 지식, 개념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생긴다. 또 가공의 세계와 현실 세계에 대한 구별이 확실하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학습에 많이 응용하는 시기다. 이처럼 어느 정도 판단력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에 영상물을 통해 현실 속의 자신의 삶과 대비, 적용,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교육적 효과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
초등학교 5~6학년/만 11~12세
미디어에 대한 이해 능력을 길러주세요
이 시기는 미디어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시기로 미디어를 익히는 기술보다 미디어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 특히 미디어에 대한 비판능력은 물론 감상능력, 표현능력을 함께 길러주는 노력이 필요한데, 미디어의 내용을 이해하고 비판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을 통해 대안과 방향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균형적인 자기 가치관을 확립시킬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고 비평하거나 토론하고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활동이 영상물 시청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다. 영상물을 통해 부분적으로 이해되는 부분들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책읽기를 유도한다면 보다 넒은 이해력을 키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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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트헨과 안톤 ★★★☆ 전체/104분/드라마/독일/1999/초등 5학년 이상
‘독일의 안데르센’ 에리히 케스트너 원작으로 ‘독일 어린이 필름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한 영화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으나 늘 바쁜 엄마가 불만인 핑크트헨과 어렵게 살지만 따뜻하고 사려 깊은 안톤의 우정을 그렸다.
감상 포인트 어른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어렵게 쌓은 아이들의 우정.
■글 / 노정연 기자 ■자료·사진제공 / 서울 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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