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아직까지 어색하고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 산부인과 출입이다. 특히 미성년 여자 아이들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2차 성징에 두려움을 갖고 이상 증세가 있어도 감추려는 경향이 강해 증세를 키우는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미성년 여자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산부인과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할까. 엄마가 챙기는 우리 아이 성(性) 건강.

미성년 여자 아이들이 걸리기 쉬운 산부인과 질환

1. 무월경
초경이 시작된 후 규칙적으로 월경을 잘 하면 사춘기가 이상 없이 지나간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월경 장애가 잘 발생하는 시기로 아이의 월경 주기나 몸 상태에 대해 세밀한 관찰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월경 장애는 생식기관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 이상이 있음을 암시하는 첫 신호가 되며 성인이 된 후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무월경 진단법
*유방과 음모 등 2차 성징이 발현됐으나 16세까지 월경이 없는 경우
*2차 성징의 발현 없이 13세까지 초경을 하지 않는 경우
*초경 후 6개월간 월경을 하지 않는 경우

이러한 경우엔 일단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들 중에는 체질적으로 초경이 늦는 경우도 있지만 염색체 이상이나 생식기의 선천적 기형,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염색체 이상인 경우는 또래보다 키가 작을 수 있는데 적절한 시기에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발육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2. 성조숙증
성조숙증이란 만 7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거나 음모가 나는 등의 2차 성징을 보이는 경우로 90%가 여아에게서 발생하며 남아의 경우 고환이 발달하는 증상을 보인다. 성조숙증은 여성호르몬에 조기에 노출돼 생기는 것으로 가장 큰 문제는 성장판이 닫혀 키가 자라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빨리 발견해 가능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난소종양이나 부신종양, 피임제나 에스트로겐 연고와 같은 외부 호르몬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성조숙증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산부인과에서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3. 비정상 자궁 출혈
사춘기에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혈액응고 장애, 자궁이나 난소 등 생식기관 내의 이상, 외상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감별이 가능하다. 대개의 경우 무배란과 연관되어 나타나는데 이는 미성년들의 생식체계가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희발월경 월경 간격이 35일 이상의 불규칙한 월경
* 빈발월경 월경 간격이 21일 이하의 규칙 혹은 불규칙한 월경
* 월경과다 간격은 규칙적이나 출혈이 과다하고 기간이 긴 월경
* 부정자궁출혈 불규칙한 간격으로 일어나는 과다한 양의 기간이 긴 월경
* 월경간출혈 규칙적인 월경 주기 사이에 오며 양이 많지 않은 월경
* 월경간점혈 정상 월경 2~3일 전에 있는 작은 출혈

출혈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는 괜찮지만 빈혈이 생길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건강을 해치거나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호르몬 요법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4. 생리통
보고에 따르면 사춘기 여성의 52%가 생리통을 느끼며 그중 10%는 매달 1~3일 동안 아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력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통은 보통 월경이 시작되기 전 혹은 수 시간 내에 발생하며 기간은 1~2일간 지속된다. 72시간을 경과하는 경우는 드물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 자궁근종, 난소종양, 자궁내막증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무턱대고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5. 질 내 감염, 외음부 질염
성인과 달리 소아나 사춘기 여성의 경우 질 내부가 튼튼하지 않고 면역력이 약해 외음부나 질 내 감염이 쉽다. 가장 흔한 원인은 비위생적 관리와 질 내 이물질 등을 들 수 있다. 어린이들은 대변을 본 후 항문에서 음부 쪽으로 닦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변이 외음부에 묻기 쉬워 세균 오염의 가능성이 있다. 여자의 질은 요도와 항문 가까이에 있으므로 특히 청결이 요구되며 용변을 본 후 항상 음부 쪽에서 항문 쪽으로 닦도록 엄마가 지도해야 한다. 목욕시 거친 비누를 사용한다거나 몸에 착 달라붙어 땀 흡수가 잘되지 않는 하의를 입어도 외음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드물게 홍역이나 수두,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이 있을 때 질 내 감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미성년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한가요?

초경이 시작된 후 생리 불순이나 생리통을 경험하는 경우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성 경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구요. 최근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예방 백신이 개발됐습니다. 아직 성 경험이 없는 사춘기 여성이라면 자궁경부암 예방 차원에서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들이 유심히 봐야 할 부분
*아이들 속옷에 묻은 질 분비물을 관찰하자. 분비물이 갈색이나 녹색을 띠는 경우, 피가 묻거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는 질염이나 외음부 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생리 주기가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 양이 적은지 많은지, 생리통이나 생리 전 증후군이 있는지 아이의 생리 양상을 관찰하자. 아이의 생리 주기 정도는 기본적으로 외워두고 생리통은 얼마나 심한지 생리 전에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운 증상은 없는지 등 아이와의 대화도 중요하다.

* 유방과 음모의 발현 등 아이의 2차 성징을 관찰하자. 아이 몸에 변화가 생긴 시기와 발현 과정을 살펴보며 아이에게 세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 질 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속옷이 좋다.

글 / 노정연 기자 일러스트 / 정세은 도움말 / 송인옥(제일병원 미혼여성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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