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꼭 알아두세요

 


1980년 공무원의 단체 검진을 시작으로, 건강 검진 문화의 시대가 열린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는 웰빙 바람은 검진 문화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제 검진은 일률적인 검진 시대를 지나 맞춤검진 시대로, 더 나아가 평생 건강 관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주치의 제도는 이제 특별한 몇몇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한 의사에게 건강을 위임하는 이 시스템이 최근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몇몇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가정의학과에 개설된 ‘평생 건강 프로그램’에 등록한 가족을 대상으로 시범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가족의 건강을 평생 담당해주는 ‘주치의 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치의 제도’가 고위 공무원이나 CEO 등 특별한 몇몇 사람들만의 혜택으로 여겨져왔는데, 앞으로는 대중적으로 확산되어야 하고, 확산될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전망한다. 평생 건강 클리닉에서는 가족이나 개인별로 등록비를 받고 외래 진료실과는 별도의 클리닉에서 전문 간호사를 배치해 시행하는 병원에서부터 기존의 외래에서 예방 서비스를 추가해 평생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병원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평생 건강 클리닉에서는 주치의를 통한 지속적이며 포괄적인 치료, 정기 건강진단, 전화상담, 종합병원의 경우 당일 진료 서비스, 전화예약 및 통보서비스, 건강진단 및 예방접종 예정일 통보, 건강 소식지, 교육자료 및 건강 관리 수첩 등을 제공해준다.

종합 건강 검진을 규칙적으로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의 몸 상태에 맞는 건강 검진’이다. 즉 병원에서 성별, 연령별, 병력이나 가족병력, 생활습관 등을 고려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검진을 받으면, 돈도 많이 들 뿐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체크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검진은 의사를 정해놓고, 그 의사와의 주기적이고 면밀한 상담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주치의를 정해놓으면, 이전 건강 검진에 대한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고, 질병 유발의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나 질병 예방 및 치료의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주치의는 꼭 큰 병원에서 정할 필요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나 쉽게 건강 체크를 할 수 있는 1차 진료기관인 동네 병원에 주치의를 정해두면 비교적 싼 진료비로 섬세한 검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건강 검진, 꼭 알아두어야 할 4가지

건강 검진 문화가 생활의 필수항목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제대로 이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확실히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다. 필요 이상으로 효과에 비해 지출이 많은, 즉 비경제적일 수도 있고, 검진에 대한 과신으로 오히려 건강을 잃는 예도 있다.

1. 병원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한다

현재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크게 대학병원, 종합병원, 개인병원, 전문 검진병원 등 영리기관과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기관인 한국건강 관리협회로 나눌 수 있다.

종합병원 급의 대형 병원에서는 검진센터가 별도로 운영되고 검사실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소 규모 병원 중 별도의 검진센터나 검사실이 없어서 검사를 외부에 위탁하는 곳도 있다. 검사실이 있으면 임상병리사가 현장에서 바로 검사를 하고, 전문의와 수시로 의견 교환을 나누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검진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검사실이 없는 병원의 담당의사는 아무래도 외부에서 검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판독의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또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 검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 중의 하나가 검진 전 상담이다

대부분 검진에 들어가기 전에 담당 전문의와 상담 과정을 거친다. 이때 기본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개인의 생활습관과 식습관, 가족병력,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듣고, 촉진·시진·청진 등을 한 뒤에 검진에 들어가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다. 사전 상담을 통해서 의사의 소견에 따라 검진 항목을 추가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다.

허술하게 운영되는 병원일수록 사전 상담이 10분 내외로 아주 짧게 의례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1시간 이상의 상담은 거쳐야 정확한 검진에 유리하다.

* 첨단기기 유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기기가 좋다고 해서 정확한 검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도에서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고가의 영상 검사 기기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데, 똑같은 초음파 기기라고 할지라도 화면이 아주 작은 구형 기기를 갖춘 곳이 있는가 하면, 화면이 넓어서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신형 기기를 갖춘 곳이 있다. 같은 초음파 촬영이지만, 미세한 부분에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CT와 MRI의 성능을 넘어서는 PET는 종합병원 급에서만 갖추고 있는데, 암 전이 여부를 알아보거나 조기 암 진단 등이 필요한 사람인 경우, 이런 시설을 갖춘 곳에서 검진을 받아야 유리한 점이 있는 것처럼 신형 기기를 갖춘 곳이면 아무래도 보다 편리하고 정확한 검진이 가능할 것이다.

* 검진 전문의의 노하우도 따져볼 필요 있다

검진결과표의 결과 수치는 개개 항목별로 봐서 간단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확장기 혈압이 85~89mmHg인 경우, 정상으로 판정되지만 방치하면 고혈압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금연, 체중감량 등의 후속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혈청지오티와 혈청지피티는 간검사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간기능이 나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험 수치라고 할 수 없는 두 배 이상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만성간염 등으로 간이 더 나빠질 수 없는 상태에서는 수치가 높지 않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따라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관련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 분야에 경험이 많은 의사일수록 검사 결과치를 정확히 판독해낼 수 있고, 사후대책도 안전하게 세워줄 수 있다.

2. 종합검진 받았다고 안심하는 것은 금물!

6개월 전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을 때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최근 폐암 판정을 받은 사람, 매년 건강 검진을 받았지만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 등 종합검진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했다가 큰 낭패를 본 경우들이 종종 있다.

폐암의 경우 흉부 X레이 촬영만으로는 미세한 암세포를 발견하기 힘들고, 췌장암검사 역시 일반 종합검진 항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장암의 경우도 위암만큼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일반검진 항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원한다면 CT와 MRI 등을 선별적으로 추가검진을 해야 한다. 이외 뇌암, 담도암 등도 일반검진만으로는 초기에 쉽게 발견되지 않는 질환들이다.

이렇듯 시설이 좋다고 소문난 병원을 찾았다고 해도 수많은 항목을 모두 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따라서 검진을 통해 심각한 질환을 발견하지 못한 채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자신이 검진받은 항목에 한해서만 이상이 없다는 것이지, 그 이외의 질환에 대해서도 안전하다는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검진을 받을 때 정확한 상담 후 항목을 옵션으로 선택해 선별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안전책이다.

3. 너무 잦은 건강 검진,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평생건강 관리 프로그램에 비춰보면, 질병마다 권하는 검사 기간이 있다. 위암은 40세 이상의 남성과 50세 이상의 여성은 매 2년마다, 고혈압은 모든 성인에게 1~2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암은 성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의 여성은 세포진검사를 3년마다 한다는 등의 권고안이 있다. 특별한 이상증상이 없다면 이 권고안에 맞게끔 검사를 하면 무리가 없다.

그러나 간혹 건강에 대한 지나친 염려로 인해 수시로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며 자주 검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검사 시 10cc 정도 혈액을 채취하기 때문에 혈액채취로 인한 문제는 크게 없지만, 각종 영상 검사 즉 X레이나 CT, MRI 등은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이기 때문에 1년 이내에 2회 이상 하는 것은 우리 몸에 별로 좋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잦은 검진이 특별히 몸에 좋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검진받을 때마다 시간과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고, 또한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인 소모도 적지 않다.

4. 개개인 맞춤 검진이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 건강 검진의 대중화가 발빠르게 이루어지면서 16세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적용이 되는 병원의 종합검진 프로그램보다는 맞춤형 검진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다.

패키지형 검진은 병원에서 선별된 항목에 따라 그대로 검사를 받는 것을 말하며, 맞춤형 검진이란 병원에서 제시하는 검진 항목에서 자신의 연령 및 성별, 가족력, 생활습관, 현재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필요한 항목만 선택해서 검진을 받는 것을 말한다.

맞춤형 검진을 하려면 우선 담당 전문의와의 신중한 상담이 필요하다. 연령과 성별은 기본이고, 여기에 가족병력과 생활습관·식습관·성격·종사하는 일·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문진표 작성 및 진찰과 상담을 통해 정밀하게 체크한 뒤에 전문의가 권하는 항목을 선별해서 검진을 받는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 경우, 종합검진에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유방촬영술(맘모그램), 자궁세포진검사 등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장암은 대변잠혈검사나 직장경 검사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거나 육식을 즐겨 먹거나 50세 이상인 사람은 대장내시경이나 대장 CT 검사를 따로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초음파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자궁암 가족력이 있다면 자궁세포진검사와 더불어 자궁경부암 정밀검사(HPV DNA 검사)를 병행하면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확진율이 95% 이상으로 높아진다.

담배를 장기간 피운 사람(특히 45세 이상, 20년 이상 흡연자)이라면 기본검진에 포함된 흉부 X레이 촬영 외에 폐 CT를 찍는 것이 폐암 조기 발견에 효과적이다. 단순 X선 촬영으로는 5mm 이하의 암종을 발견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량이 일반 흉부 CT보다 1/3로 낮고 조기 폐암도 발견 가능한 이 검사를 항목에 추가해 받아볼 필요가 있다.

고지혈증과 당뇨·비만 등의 가족병력이 있다면, 혈당과 혈압검사를 1년에 2회 이상 받는 것이 안전하다.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6개월에 한 번 초음파 검사를 하고, 1~2년에 한 번 정도는 복부 CT를 할 필요가 있다.

Tip. 성별 연령별 체크해야 할 검사 항목

의사와 상담을 통해 꼭 검사할 필요가 있는 것만 정밀검사 항목에 넣는 것이 맞춤형 검진의 기본 원칙. 성별 연령별로 발병률이 높은 부분과 검사 시기 등을 미리 알아놓으면 정확한 검진, 경제적인 검진을 받는데 유리하다.

* 20~39세 필수 검사 항목


● 1년마다 혈액, 대변, 갑상선 검사
● 35세 이후 1년마다 간기능검사(B형이나 C형 간염 보균자 및 지나친 음주자는 6개
    월마다 1회 검사)
● 2년마다 흉부 X레이 검사
● 5년마다 이학적 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 10년마다 파상풍 예방접종


● 1년마다 혈액·대변·갑상선 검사
● 30세 이후 2년마다 유방검사
● 35세 이후 1년마다 간기능검사(B형이나 C형 간염 보균자 및 지나친 음주자는 6개
    월마다 1회 실시)
● 2년마다 흉부 X레이 검사
● 3년마다 성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 세포진검사
● 3~5년마다 빈혈검사
● 5년마다 이학적검사, 콜레스테롤 검사
● 결혼 전 여성은 풍진항체검사(풍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여성)

* 40~64세의 필수 검사 항목


● 1년마다 혈압·대변·갑상선 검사·간기능검사·흉부 X레이 검사
● 요세포진검사(50세 이상 흡연자, 염료나 고무를 다루는 직업 소유자)
● 6개월~1년마다 간암검사(40세 이후부터. 간경변증과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대상으로 알파태아단백과 간초음파검사)
● 5년마다 콜레스테롤 검사
● 2~4년마다 이학적검사
●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위투시검사
● 50세 이상 대장암검사(매년 분변잠혈반응검사, 5~10년 간격으로 에스상결장경검사
    또는 대장조영술 시행, 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시행)
● 60세 이상 또는 45세 이상으로 가족 중 심장혈관질환으로 조기 사망한 사람이 있거
    나 흡연자는 1년마다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운동부하검사


● 1년마다 혈압·대변·갑상선 검사·간기능검사·흉부 X레이·유방검사
● 60세 이상 또는 55세 이상으로 가족 중 심장혈관질환으로 조기에 사망한 사람이 있
    거나 흡연자는 1년마다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운동부하검사
●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위투시검사, 흉부 X레이 검사
● 간암검사(50세 이후부터. 간경변증과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를 대상으
    로 알파태아단백과 간초음파검사 권고)
● 50세 이상 대장암검사(매년 분변잠혈반응검사, 5~10년 간격으
    로 에스상결장경검사 또는 대장조영술 시행, 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시행)
● 3년마다 50세 이후부터 유방 촬영
● 2~4년마다 이학적검사
● 5년마다 콜레스테롤 검사
● 폐경 이후는 골밀도검사
● 65세 이상 또는 골절의 위험요인을 가진 여성은 60세부터 골다공증검사

* 가족병력이 있다면 꼭 체크해야 할 검사

유전되는 질환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유전적으로 특정 부위가 약하기 때문에 대대로 그 부위에 이상이 생기는 것.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당뇨, 위장질환, 심근경색, 고혈압, 갑상선질환, 유방암 등이 이에 해당된다.

■ 당뇨검사는 비만이거나 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는 경우 1~3년마다 받는다.
■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혹은 육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장내시경 또는 직장
   경검사를 3~5년 간격으로 받는다.
■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방 초음파검사를 20대부터 1,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
   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복부 CT검사를 받는다.
■ 갑상선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강 검진시 갑상선 초음파를 추가로 받는다.
■ 가족 중 심장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면, 더불어 고위험군인 흡연자나 비만,
   고혈압 등의 심장병 발생 위험 인자가 있다면 심전도검사와 더불어 운동부하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고, 흡연과 고혈압·당뇨 등 고위험군이라면 뇌혈관
   이 막힐 위험이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뇌혈관 CT까지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글 | 김은실(자유기고가) / 도움말 | 이상인(영동세브란스 종합검진센터 소장), 나은희(한국건강 관리협회 전문의)>


출처 : [무공해생활]
기사제공 : (주)엔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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