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피임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경구 피임약은 가장 대중화된 피임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여성들 중 일부는 ‘나중에 임신이 잘 안 될 수 있다’ ‘성감이 떨어진다’‘속이 메스껍다’ 등의 이유로 피임약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이 생각하는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짚어본다.
지난해 피임연구회가 전국 주요 도시 19~34세 여성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경험이 있는 여성 중 먹는 피임약이나 콘돔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질외사정법이나 자연주기법으로 피임을 하는 여성이 조사 대상 중 2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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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경구 피임약은 인체에 아무 해가 없는 것일까. 그리고 여성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피임약에 대한 속설’은 정말 아무 근거 없는 이야기일까. ‘먹는 피임약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하나씩 풀어봤다.
피임약의 효능이 의심스럽다?
일반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피임법은 콘돔이라고 생각하지만 콘돔의 피임 실패율은 10~15% 내외다. 반면, 먹는 피임약의 피임 성공률은 98~99%에 이르러 수술이나 자궁 내 장치를 제외한 피임 방법 중 피임 성공률이 가장 높다. 자연주기법이나 체외사정법에만 의존하면 피임 실패율이 15~27%에 원치 않는 임신을 할 수도 있다.
체중이 증가한다?
과거에는 피임약과 체중 증가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피임약이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호르몬 함량이 높았던 초기 피임약의 경우 체내의 수분 배출을 어렵게 하는 수분 정체 현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피임약에는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량의 호르몬만 포함되어 있다.
일정 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불임이 된다?
전혀 근거가 없다. 건강한 여성이라면 먹는 피임약 사용을 중단하면 바로 임신 능력이 회복된다. 오히려 피임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할 때 임신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을 유발한다?
현재까지 피임약이 암을 유발한다는 오해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피임약 복용을 꺼려왔다. 실제, 피임약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에 단기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피임약 때문이 아니라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의 성생활이 활발하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이 많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 전문지인 「란셋(Lacet)」지에서는 최근 피임약이 난소암을 예방한다는 보고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
피임약을 먹으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고 걱정한다. 이 같은 증상은 일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피부 상태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피임약도 나오고 있다.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있다?
근거 없는 이야기다. 임신 전 피임약 복용이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없으며, 이 사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피임약 복용 도중 임신이 되면 복용을 중지하도록 권한다.
임신 중에는 먹으면 안 된다?
혹시 임신 중인지 모르고 피임약을 복용했더라도 임신 10주 이전에 복용했다면 태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가 3천5백12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임약을 복용한 산모의 기형아 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더 높게 나오지는 않았으며, 출산시 체중과 조산율, 저체중아, 거대아 출산율 등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성분이 몸에 축적된다?
먹는 피임약은 우리 몸의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일 복용해야 하며, 위에 축적되지 않고 전부 용해된다. 따라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을 때는 체내에 피임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다.
성감(性感)을 저하시킨다?
먹는 피임약은 성생활을 방해하지 않는다. 콘돔처럼 신체 외부에 사용하는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인 행동(Sexual Behavior)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 이 같은 장점은 여성들이 먹는 피임약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생활을 할 때만 복용한다?
성생활을 하지 않을 때도 피임약을 계속해서 복용해야 한다. 피임약을 복용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피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피임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 하루 한 알씩 복용할 때 피임 효과가 가장 좋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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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피임약은 우리나라에 1950~60년대에 처음 선 보였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과학적인 피임법이 없어서 고생했다. 이후 1980년대부터는 2세대라고 불릴 수 있는 좀 더 안전한 피임약이 상용화되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되는 피임약은 매우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 요즘 알고 있는 피임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는 ‘초창기 피임약’에 대한 오해가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구 피임약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피임법마다 장단점이 있다. 경구 피임약은 콘돔에 비해 실패율이 낮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콘돔처럼 중간에 무드를 깨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남성의 협조가 없어도 된다. 자궁 내 장치 같은 경우,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는 약간의 무리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경구 피임약의 단점은 피부 트러블과 메스꺼움,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챙겨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경구 피임약의 처음 복용 증상이 있다면?
처음 먹기 시작할 때 유방이 탱탱해지거나 속이 메스꺼운 정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2~3개월 지나면 괜찮아진다. 또 처음 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출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함부로 끊지 말고 계속 복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특별히 먹는 피임약을 복용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혈전증 소인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혈전증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고, 서양 여자들에게 많이 있다. 또한 간 기능이 좋아야 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35세 이상이거나 담배를 하루 10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은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구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피임’ 외의 이점이 있다면?
먹는 피임약은 피임 효과 외에도 생리통 경감, 생리주기 조절,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 감소, 생리 양 감소와 과다월경에 따른 철 결핍성 빈혈 예방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점을 갖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여드름, 피지가 많은 피부, 다모(多毛)성 피부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체중과 혈압 조절 기능이 추가된 기능성 피임약도 나오고 있다.
피임약 복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우선 하루라도 빠뜨리지 말고 피임약을 먹어야 한다. 만약 복용 시간에서 12시간이 지났으면 한 알을 더 먹고, 이틀이 지났으면 일주일간 다른 피임법을 병행하는 게 좋다. 피임방법을 선택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피임의 중요성이라면?
보통 여성은 1년에 10~12번의 생리를 한다. 평생 4백여 번의 배란이 있다. 그중에 우리가 원하는 임신은 한정되어 있다. 그 외에는 모두 피임을 해야 한다. 피임을 하지 않아서 원치 않는 임신이 될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의 고통이 될 수도 있으니 피임의 중요성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원상희, 이성훈 ■도움말 / 홍순기(청담마리산부인과 원장) ■자료 제공 / 바이엘 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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