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필요한 자금은 적금, 여유 자금 혹은 3년 이상
장기투자 할 수 있다면 펀드가 적합하다”

펀드 열풍은 이제 식은 걸까. 지난해까지 돈을 싸들고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로 몰리던 사람들이 올 들어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원금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펀드에 계속 불입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펀드를 모두 환매하고 은행과 저축은행의 특판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 인기 재테크 포털 사이트 모네타의 재테크 사업팀 권혜영 과장에게 그 궁금증을 물었다.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면 펀드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 경제와 맞물려 있고, 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수익이 난 주식을 매도해서 미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손실분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 FRB의 정책으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 원래 올 북경올림픽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정점을 찍고 그 뒤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던 전문가들도 그 조정이 6개월 정도 빨리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고유가에 환율까지 급등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길게 1년 정도 조정을 잘 거치면 한국 시장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 1600을 지지하면 2/4분기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단, 1600이 깨지면 쉽게 바닥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므로 당분간은 관망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펀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향후 1~2년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겪을 수도 있으나 반대로 펀드를 저가로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시간의 힘을 믿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자금 계획에 맞게 일정 금액을 매월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게 좋겠다. 펀드는 장기투자를 해야 비로소 빛을 발함을 잊지 말자.

지금 가입하면 좋을 펀드 4선
미래에셋 디스커버리_펀드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펀드가 미래에셋 디스커버리다. 2001년 7월부터 운용된 이 펀드는 현재까지 총 누적 수익률이 687.65%(KOSPI 상승률 176.6%)로 장기간의 수익률이 검증된 펀드이기도 하다.

한국밸류10년투자_‘한국의 워렌버핏’으로 유명한 이채원 전무가 총괄하는 펀드다. 한국밸류10년투자는 2006년 펀드가 처음 설정될 당시, 3년 동안 환매가 제한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펀드의 규모는 9천6백억원(2008.03.14일 기준)이다. 현재까지 수익률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으며, 저평가된 종목을 싸게 사서 그 가치가 발현될 때 매도해 차익을 남긴다는 기본 투자 원칙이 한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신영 마라톤_펀드 설정액 60% 이상을 현재의 기업 가치가 시장 평균 혹은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된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가치 투자 펀드다. 펀드 설정일 이후 5년간의 총 누적 수익률이 300%에 달해 장기 수익률 또한 검증됐다.
슈로더 브릭스 펀드_슈로더 브릭스(BRICs) 주식형 펀드는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 및 풍부한 천연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경제 성장이 예상되며 세계 인구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기존 국내 브릭스 펀드(재간접 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1~2년 내 필요한 자금은 적금
지난해 펀드에 자금이 몰려 은행과 저축은행의 자금난이 극심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올해 초부터 펀드 투자에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상품으로 몰렸다. 이에 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 자금난이 일정 부분 해소된 상태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혹은 금리를 조금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금 1년의 경우 은행은 4~5% 금리를, 저축은행은 6~7%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2년 내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면 펀드보다는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적금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펀드냐 적금이냐의 선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언제 필요한 자금이냐, 그 사람의 투자 성향이 어떤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것. 향후 1~2년 내에 필요한 자금이거나 투자 성향이 보수적이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받기 원한다면 적금을 드는 게 좋겠다. 3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그 자금이 여유 자금이라면 적금보다는 펀드가 낫다.

목적에 따른 재테크 노하우
전문가들은 돈을 사용할 목적에 따라 재테크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무럭무럭 자라는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비용, 우리 가족 여행 비용, 남편의 비상금 등 몇 백만원의 여윳돈이 생겼을 때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살펴봤다.


Case 01내 아이를 위한 돈 모으기
시중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아이를 위한 적금이나 펀드 상품의 경우 부가서비스 혜택은 있지만 기존 적금 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거나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펀드 수익률이 높지 않다. 따라서 아이를 위한 목돈 모으기라 하여 꼭 해당 상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먼저 근로소득자라면 장기주택마련펀드를 추천한다. 이 상품은 비과세와 소득 공제 혜택이 있고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어 펀드 수익률, 비과세, 소득 공제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펀드 수익률 편차가 나지 않아 장기 투자 상품으로 활용하기 좋은 인덱스 펀드도 아이를 위한 투자 상품으로 좋다.

Case 02 우리 가족 여행 비용 모으기
가족 여행 비용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 원금 보장이 되는 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이 좋다.

Case 03 여윳돈이 생겼을 때
모아둔 비상금이 있거나 생각지도 못한 돈이 생기는 등 일시적 목돈이 들어왔을 때는 연 5%의 이율을 보장받을 수 있는 CMA에 넣는 것이 좋다. 은행 금리에 비해 1~2%의 추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호저축은행 특판 예금도 추천할 만하다. 기업의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수익, 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리스크는 있지만 일정 신용 등급 이상 기업의 전환사채에 투자한다면 알토란 같은 수익률을 맛볼 수 있다.

정리 / 김민정 기자 도움말 / 권혜영(팍스넷 재테크사업팀 과장)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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