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코감기를 앓고 난 뒤에 비로소 코로 숨쉬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를 깨닫곤 한다. 코로 숨쉴 수 없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코막힘, 비염, 코골이 등 코의 구조적인 이상을 불러오는 비중격만곡증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짚어본다.

코로 숨을 쉴 수 없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드물다. 코막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코 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그 자체가 병명은 아니다. 복통이 장이나 위, 간, 췌장 등의 염증이나 종양 등의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것과 같이 코막힘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비중격만곡증과 만성비후성 비염, 축농증 및 물혹(비용, 코버섯),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 비염,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이 있다.

휜 비중격이 수면 장애, 기억력 감퇴를 불러오기도
비강은 콧구멍 사이를 가르는 칸막이에 의해 좌우로 나뉜다. 그 칸막이의 이름이 ‘비중격’으로 엄지와 검지를 양쪽 콧구멍에 넣어 만졌을 때 잡히는 가운데 부분이다.

코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 비중격만곡증이 대표적인 예이다. 비중격은 콧속을 좌우로 분리하는 칸막이 뼈로 비중격만곡증은 콧속 중앙에 위치해야 하는 비중격이 바르게 위치하지 못하고 휘어 있는 경우이다. 선천적으로 기형인 사람도 있고 자라면서 외상에 의해 휘어지기도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정도광 박사는 “비중격이 휘어져 있으면 공기의 흐름이 방해돼 코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어려워 코막힘뿐만 아니라 축농증, 비후성 비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코의 비중격이 휘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원인으로는 태아 때 엄마 뱃속에서 발육하는 과정 중에 어떤 이상이 생긴 경우나 출산시 자궁을 빠져나오면서 얼굴이 눌린 경우, 혹은 주먹으로 맞거나 사고 등에 의해 코를 다친 경우, 그외 콧속의 여러 구조물에 따른 이상(콧속에 물혹이나 종양 등이 있어 비중격을 반대쪽으로 미는 경우) 등이 있다.

정도광 박사는 “비중격은 성인의 70%가 조금씩은 휘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휘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그러나 휘어진 정도가 심해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치료가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비중격만곡증은 약물로 교정되지 않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 있거나 콧속의 점막이 심하게 부어 있으면 머리가 무겁거나, 주의가 산만하고,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코골이, 비출혈, 후각 장애, 축농증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 방법 중 비중격 성형술은 코막힘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주로 시행하는 것으로, 양쪽 콧구멍을 나누는 칸막이뼈(비중격)가 휘어 있는 것을 바로 잡는 수술을 말한다. 겉으로 코를 드러내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코 안에서 비중격 연골의 탄성을 이용해 코 칸막이 뼈를 펴는 것이다. 국소마취를 하며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코 안쪽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전혀 남지 않으며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후 1~2일간은 코 안의 칸막이 뼈를 고정해놓아 막히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면 회복되고 코로 시원하게 숨을 쉴 수가 있다. 대부분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2주일 정도는 코를 만지지 말아야 한다. 또 심한 운동, 사우나, 재채기, 심하게 코를 푸는 행동은 위험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글&인물 사진 /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정도광(하나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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