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은 뿌리에서부터 꽃, 잎, 열매, 줄기까지, 그 모든 부분을 식용 혹은 약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연잎은 건강과 미용에 효과가 뛰어나 여성들에게 특히 이롭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연잎의 효능에 관해 살펴본다.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연잎 약선 요리와 연잎을 이용한 미용법도 함께 소개한다.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연꽃
연꽃은 예부터 생명의 창조, 번영의 상징으로 알려져왔다. 연꽃 씨앗의 강한 생명력 때문이다. 「본초강목」에 ‘연꽃은 생명력이 강하여 영구히 산다. 연씨는 생명의 원천을 지켜 새롭게 적응하고 끊임없이 자라나 그 조화로움이 무궁하다’라고 기록돼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천 년 이상 땅에 묻혀 있던 연꽃 씨앗을 발아시킨 예도 있다. 1951년, 일본의 연꽃 박사인 다이카 이치로가 지하 3.7m 지점에서 약 2천 년 전의 연꽃 종자를 발견했고, 그 씨앗을 심어 발아시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는 이를 기념해 연꽃의 이름을 ‘대하련(大賀蓮)’이라 했다고 한다. 동경 부근에 있던 신석기 시대의 카누 속에서 2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연꽃 종자를 발견한 적도 있다. 그 연꽃 씨앗을 심은 뒤 14개월이 지나 연꽃이 피었다고 하니, 이 연꽃 씨앗은 2만 여 년 동안 생명을 유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연꽃의 생명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확인할 수 있다.

연꽃은 주로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에 자생하며,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하다. 흔히들 연꽃은 연못 속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논밭이나 습지, 화분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7~9월이 연꽃이 자라기에 가장 알맞으며, 맑은 날과 고온 일수가 많을수록 연꽃은 더욱 잘 자란다.

모든 식물은 꽃을 피운 뒤 열매를 맺는데 연꽃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겨난다. 연꽃의 색은 다양한데, 주로 붉은색(홍련) 혹은 흰색(백련)의 꽃을 피운다. 연꽃은 뿌리가 사방 5m 정도로 널리 퍼지고, 뿌리의 마디마다 잎과 꽃이 자란다. 연꽃의 꽃과 잎의 크기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꽃잎은 꽃의 크기에 따라 다른데 보통 20~25매다. 잎의 지름은 70cm 정도지만 토질과 양분에 따라 크기에 많은 차이를 보인다. 연잎은 뿌리 마디에서 나와 높이 1~2m로 자란 잎자루 끝에 달려 있다. 모양은 둥글며, 지름은 40cm 내외로 잎맥이 방사선으로 퍼져 있다.

여성의 몸에 더욱 좋은 연잎
연꽃은 어느 한 부위만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이지 않는다. 뿌리에서부터 꽃, 잎, 열매, 줄기, 마디까지 모든 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그중에서도 특히 연잎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에게 이로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연잎은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 예방에 좋다. 특히 천연 항산화제인 비타민 E와 필수아미노산인 히스티딘과 아르기닌이 많이 함유돼 있다. 연잎의 항산화 작용은 활성산소로 생기는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연잎은 수렴제와 지혈제로도 사용된다. 연잎을 먹으면 토혈, 코피, 대변 출혈, 자궁 출혈이 멎고,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연잎은 머리와 눈에 쌓인 풍과 열을 맑게 해 어지럼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연잎을 오줌싸개 치료에 사용한 민간요법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방 문헌에 따르면 바닷게를 먹고 중독된 사람이 연잎을 먹고 회복됐다는 기록이 있다. 연잎의 해독 작용 덕분이다. 연잎은 더위와 습기를 물리치는 작용도 한다. 이에 따라 연잎을 끓여 차처럼 마시면 설사가 멎고, 숙취에도 좋으며, 낯선 곳에 가서 물이 바뀌어 고생할 때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연잎은 곡류와 육류, 어류, 산채류, 차류 등 모든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연잎이 함께 조리하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주면서 맛은 한층 순하고 부드럽게 하며 영양은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밥과 죽은 물론이고 찌개, 김치, 조림, 볶음, 전, 떡, 차와 음료에도 연잎을 이용할 수 있다.

연잎 중에서 둥글고 큰 잎을 ‘부용(芙蓉)’이라고 하는데, 이 부용은 미녀를 상징하는 말이다. 연잎이 깨끗하기도 하지만 피부 미용에도 좋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렇듯 연잎은 여성의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높다. 연잎 삶은 물에 목욕을 하면 피부가 고와지고 피부병에도 도움이 된다. 연잎가루를 이용해 만든 천연 팩도 피부 미용에 그만이다.

여름철 건강을 위한 연잎 약선 요리

[연잎밥]

재료
연잎 4장, 찹쌀 2컵, 흑미 2큰술, 연씨·잣·호두 30g씩, 은행 50g, 소금 약간

만들기
1 찹쌀과 흑미는 씻은 뒤 물에 담가 1~2시간 불린다. 2 연씨는 단단한 껍질을 벗겨 반으로 쪼갠 뒤 배아를 떼고 물에 불린다. 3 은행과 호두는 껍질을 벗기고 잣은 고깔을 뗀다. 4 찜통에 준비한 재료를 모두 담고 소금을 넣어 고루 섞은 뒤 애벌로 찐다. 한김 오르면 중간에 한 번 섞어 골고루 익힌다. 5 연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한 장씩 펼친 다음 찐 밥을 얹어 돌돌 감싼다. 6 ⑤를 김이 오른 찜통에 넣고 15~20분간 찐다.


[연잎 칼국수]

재료
연잎가루 2큰술, 호박 100g, 느타리버섯 20g, 홍고추 1개, 실파 2뿌리, 밀가루 2컵, 소금 1/2작은술, 물 1/2컵, 다시마국물 7컵, 양념장(간장고추장아찌 5개, 통깨소금·참기름 1큰술씩)

만들기
1 연잎가루와 밀가루, 소금을 고루 섞어 체에 내린 뒤 분량의 물을 넣고 반죽한 다음 비닐에 싸서 30분간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내 밀대로 밀어 곱게 채썬다. 2 호박과 홍고추는 3㎝ 길이로 썬 뒤 1㎝ 너비로 썬다. 느타리버섯은 길이로 반 가르고, 실파는 3㎝ 길이로 썰어 고명을 만든다. 3 간장고추장아찌는 곱게 다져 분량의 양념장 재료와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다시마국물을 끓은 뒤 ①의 면을 넣고 끓인 다음 그릇에 담고 고명을 올려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백련잎차]

재료 연잎 5장

만들기
1 연잎을 채썰어 기름 두르지 않은 팬에 넣고 5번 이상 볶는다. 2 ①을 1~2작은술 넣고 끓는 물을 부어 우려낸다. 1분 정도 식힌 뒤 마셔야 건강에 더욱 좋다.

천연 재료 중 으뜸, 연잎의 놀라운 미용 효과

연잎은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듯 연밥, 연실, 연잎사귀까지 효과가 좋다. 특히 연잎사귀에는 알카로이드와 플라보노이드, 타닌, 비타민 B1, 비타민 C 등이 들어있어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이런 성분들은 혈을 맑게 하고 피부의 독을 없애면서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연잎분말을 이용해 다양한 천연 미용법을 알아본다.

방법 1 피부 트러블에 효과적인 연잎 팩
피부 트러블이나 성인여드름은 물론 보습효과도 뛰어나다. 세안을 한 뒤 팩을 얼굴에 골고루 바르고 15~20분 정도 뒤에 미지근한 물로 찌꺼기가 남지 않게 잘 닦는다.

만들기
연잎가루 2큰술, 꿀 1큰술, 밀가루 1큰술, 연잎차 우린물을 적당량 준비한다. 연잎가루에 연잎차 우린물을 자작이 부은 뒤 꿀을 넣고 잘 섞는다. 여기에 밀가루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팩의 농도를 맞춰 다시 잘 섞는다.

방법 2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연잎 비누
연잎은 세포 노화와 암 등의 원인인 유해산소를 60% 정도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

만들기
코코넛 오일 170g, 팜 오일 200g, 올리브 오일 150g, 미강 오일 150g, 유채 오일 100g, 가성소다 101.7g, 물(정제수) 231g, 연잎가루 10g, 티타늄디옥사이드 2g, 패츌리·라벤더 에센셜 오일 20㎖를 준비한다. 정제수는 계량하고, 가성소다는 계량한 뒤 정제수에 부어 완전히 녹인 다음 40~45도로 식힌다. 지방산 유지를 계량해서 40~45도의 약한 불에 끓인 뒤 가성소다수를 천천히 붓고, 주걱으로 계속 젓다가 트레이스가 나오면 연잎가루와 티타늄디옥사이드, 패츌리·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넣는다. 비누 틀에 비누를 붓고 하루 동안 둔 뒤 꺼내 4주간 건조시킨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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