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누워서 TV를 봐요
Q 아이들이 꼭 밥만 먹고 나면 누워서 텔레비전을 봅니다. 저나 아이 아빠가 평소에 누워서 TV를 봐서 아이들도 따라 하는 것 같은데, 이제 고치려 해도 쉽지가 않네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강경미·서울 강서구 염창동)

A 처음에는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 입장에서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부모님은 누워서 TV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행동을 취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는 그러한 옳고 그름의 인식이 없는 가운데 ‘원래 TV는 누워서 보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을 거구요. 그런데 이제 와서 고치려고 하니 쉽지 않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것은 단지 아이의 행동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연스럽다고 믿고 있는 관념까지 바꾸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수정된 내용으로 교육을 시킨다고 생각하세요. 그러기 위해서 먼저 그동안의 부모의 잘못을 아이 앞에서 인정하세요. 그런 다음 엄마, 아빠도 고치려고 노력하니까 너도 함께 고치자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올바른 자세로 TV 시청을 할 때 칭찬을 해주거나 작은 보상을 해주어서 아이의 행동을 강화시켜나가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아요
Q 아이가 한 달 전부터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습니다. 잘게 다지거나 썬 것만 먹고 채소나 덩어리가 조금 큰 고기는 입 속에 물고 있다가 억지로 먹이면 앞니로 씹습니다. 지금 식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할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바람의 바다·인터넷 상담 사연)

A
아이가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오래 입 안에 물고 있는 것은 대부분 ‘먹기 싫다’의 이유입니다. 그외에 일부 아이들은 음식을 삼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또 반대로 음식을 입에 물고있는 것을 장난이나 놀이처럼 여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먹기 싫다’의 이유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현재의 식단을 과감하게 바꿔줘야 합니다. 물론 만날 외식이나 부드러운 음식만을 먹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의 기호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혹시 큰 덩어리를 잘 씹지 못하면 더 잘게 썰어주거나 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판단되면 “우리 OO는 큰 고기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격려의 말을 해주세요. “우리 OO는 튼튼해서 다 삼키고도 소화를 잘 시킬 거야”라는 안심시키는 말도 좋습니다. 혹시 아이가 재미로 혹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보인다면, 식사시간에 제한을 두고 단호하게 대처하세요. “음식으로 장난치는 것은 안 돼”라는 말도 함께 해주시고요.

외할머니에게만 만만하게 굴어요
Q 세 살 된 아들이 있는데요. 특정인에게만 만만하게 구는 것 같아요. 특히 외할머니에게요. 맞벌이를 하는지라 외할머니가 1년 정도 돌봐주셨는데 오히려 외할머니를 더 만만히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고쳐야 하나요 (윤인재·서울 영등포구 양평동3가)

A
가장 먼저 살펴보셔야 할 부분은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양육 태도 차이입니다. 가령 외할머니는 지나치게 허용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면서 그와는 반대로 엄마는 지나치게 엄하거나 금지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다면, 아이는 차이를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엄마 앞에서 억제했던 욕구들을 할머니에게 분출하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더 심한 경우 엄마에 대한 불만을 할머니에게 대리 투영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엄마와 외할머니 간의 양육 태도의 차이를 좁히거나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완전하게 일관적이긴 어렵지만, 중요한 사안들에는 양쪽 모두 일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아이가 외할머니 앞에서 버릇없이 굴거나 문제행동을 보일 경우에는 엄마나 다른 어른이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제지하고 야단을 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밤에 소변을 못 가려요
Q 46개월 된 큰아들이 소변을 못 가리네요. 물을 많이 먹는 편이긴 하지만 28개월 된 동생은 그러지 않거든요. 요즘은 거의 매일 이불에 쉬를 하는데 밤에 소변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미순 ·인터넷 상담 사연)

A
현재 46개월이라면 많은 아이들이 밤에 소변을 가리기는 하지만, 병적인 야뇨증으로까지 간주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만 5세 이상의 아이가 밤에 소변을 가리지 못할 때 야뇨증으로 진단을 내립니다. 따라서 아직은 밤에 소변 가리는 것을 훈련 중이라고 생각하세요. 밤에 소변을 잘 가리기 위해서는 저녁 늦은 시간에는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밤에 잠들기 직전 소변을 보게끔 하시구요. 그후에 아이가 실수를 한다고 해도 절대 동생과 비교하면서 자존심을 건드리지 마세요. 대신 “괜찮아. 그럴 수 있어”라고 위로해주세요. 아이가 자는 요에 방수포를 까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불을 적시는 것을 막을뿐더러 아이가 덜 불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아이가 심한 거부감을 보인다면 시행하지 마세요. 결국 엄마가 할 수 있는 방법이란 마음의 여유를 갖고서 조금 더 기다리는 것과 아이가 실수했을 때 비난보다는 따뜻한 위로를 해주는 것입니다.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요
Q 27개월 된 딸인아이가 아직도 손을 심하게 빨아요. 엄지손가락 부분은 화상 입은 것처럼 빨갛게 변했구요. 지금 아이를 시댁에 맡겨놓고 주말에 만나는데 조부모님과 있을 때는 잘 때뿐 아니라 낮에도 자주 손을 빤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크리스티나·인터넷 상담 사연)

A
아이에게 손가락을 빠는 행동은 매우 중요한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일종의 놀이이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안정제 역할을 하지요. 따라서 아이가 손가락을 빠는 행동 대신에 다른 행동을 통해 심리적인 충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아이가 손가락을 빨 때 재미있는 장난감을 들고 와서 엄마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잘 때 아이가 손가락을 빤다면 엄마가 아이의 손가락을 살짝 잡고 쓰다듬으며 동화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 댁에 있을 때 손가락 빠는 행동이 증가한다는 것은 아이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거지요. 따라서 엄마와 아이 간에 애착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아이와 조금 더 많은 시간 놀아준다면, 손가락을 빠는 행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의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 (chaconne@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이연우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 민서현 사진 / 이주석 의상협찬 / 빈폴키즈(54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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