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 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Case 01 너무 소극적인 아들
Q
다섯 살인 아들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걱정입니다. 일곱 살인 딸은 모든 면에서 칭찬받는 아이입니다. 혹시 아들이 누나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로 인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닌지 염려됩니다. 참고로 둘은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강진옥·서울 영등포구 도림1동)

A 아이가 소극적인 성격을 보이는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환경적 경험의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부모가 잘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후천적인 영향이겠지요. 아이 앞에서는 가급적 누나에게 칭찬하는 것을 자제하세요. 다른 어른들로부터 누나가 칭찬받을 때 엄마는 둘째를 지켜보면서 또 다른 관심과 칭찬의 표현을 덧붙여주시구요. 남매가 한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생기는 부정적인 영향은 극복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남매가 함께 다니면서 서로 의지하고 친해지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누나의 적극적인 성격을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의 소극적인 기질 자체를 비난하거나 무리하게 고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성격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주는 태도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Case 02 누나를 때리는 동생
Q 다섯 살인 아들이 여덟 살인 누나를 자꾸 때립니다. 한두 번 봐줬더니 누나를 때리는 게 당연한 일이 되고 말았어요. 그간 아들을 달래도 보고 매도 들어봤지만 도무지 말을 듣지 않네요. 딸아이는 ‘동생을 어떻게 때리느냐’면서 맞고서도 울기만 합니다. (양주영·전주 완산구 중화산동)

A 둘째가 누나를 때릴 때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한 번이라도 그냥 넘어가면 은연중에 아이의 폭력적인 행동을 부모가 인정하는 셈이 되니까요. 아이가 때릴 때는 그 즉시 행동을 제지해야 합니다. 5분간 혼자 있게 하는 타임아웃이나 아이의 몸이 움직일 수 없게끔 꽉 잡는 등의 방법을 써보세요. 첫째에게는 동생이 때리려고 할 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부모는 주로 어느 상황에서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파악하고 환경적으로 예방해야 합니다. 만일 장난감을 갖고 싸우는 일이라면 똑같은 장난감을 한 개 더 사주는 식이지요. 누나가 놀 때 둘째가 다가와서 훼방을 놓는다면 아예 문을 잠가서 동생이 누나가 있는 방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어야 둘째의 문제 행동이 멈출 것입니다.

Case 03 돈을 달라는 아이

Q 제가 잠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아이가 전화로 돈을 달라고 해서 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후 수시로 돈을 달라고 합니다. 아이가 심부름을 하고 남은 돈을 수고비로 달라고 하기도 해요. 이럴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미영·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

A 엄마가 과거에 잔돈을 주었던 경험이 아이에게 현재의 행동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엄마는 이제부터라도 아이의 행동을 제한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작정 모든 것을 제한하기보다는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생각해보세요. 가령 아이는 엄마가 집에 없는 탓에 군것질로 심심한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엄마는 집에 와서 아이와 일정 시간 함께 놀아줄 것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함부로 돈을 가져가서 군것질을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세요. 아이가 이해한 다음에는 절대로 돈을 주지 마세요. 아이가 떼를 쓰거나 칭얼거린다고 해서 돈을 준다면 아이의 행동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단호하고도 일관적인 엄마의 대응 행동입니다.

Case 04 말을 못되게 해요
Q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이가 몹시 신경질적으로 말해요. 어쩔 땐 말에서 독기가 느껴질 정도예요. 1학기 학교생활통지서에 ‘친구와 싸움이 잦고, 언어 정화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적혀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말투를 고칠 수 있을까요? (송근애·대구 달서구 이곡동)

A 아이가 말을 못되게 하고 친구들과 싸움이 잦은 것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때에는 아이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가령 잦은 꾸지람으로 부모와 관계가 나빠졌거나, 동생이나 형(혹은 언니)과 자주 다투거나, 친구를 사귀기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을 점검해보세요. 그런 다음 아이가 받고 있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줘야 합니다. 아이가 난폭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그때그때 지적해주어야 함은 기본이고요. 이와 같은 노력을 했는데도 아이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Case 05 아무나 때리는 아이
Q 올해로 다섯 살인 아이가 가족은 물론이고 처음 보는 낯선 사람도 잘 때려서 걱정입니다. 아이는 말이 느린 반면 행동은 아주 빠릅니다. 제 생각에는 ‘아는 체’ 하는 표현인 것 같기는 한데, 그게 가족은 괜찮지만 다른 사람들은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참고로 때리는 강도는 손으로 살짝 치는 정도입니다. (김현주·인터넷 상담 사연)

A 아이의 때리는 행동은 공격성의 표출이라기보다는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의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는 부모의 추측대로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느린 것과 연관돼 있습니다. 언어 발달이 느린 경우 몸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비사회적인 행동이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안 돼!” “잘못이야”라는 말을 꼭 들려주세요. 가족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 행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모든 가족이 동일한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엄마” “아빠” 등의 호칭을 부르거나 혹은 “주세요” 등 적절한 언어적 표현을 가르쳐주세요. 만일 언어 발달 정도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체된다고 생각되면 소아정신과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으세요.

도움말 /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02-512-2211, http://www.psysohn.co.kr/) 기획&진행 / 김민정 기자 사진 / 원상희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now0806@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 현재 연세신경정신과의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다.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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