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지식보다 성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먼저 가르쳐주세요”

유교의 영향을 받고 자란 기성세대는 성이란 부끄러운 것이며 감춰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녀의 성교육에 대해서도 소극적이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성은 단지 남녀의 신체적 차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성역할과 인간 존엄이라는 기본적인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몸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성교육이 필요하다. 유아의 경우 ‘성교육 하기엔 너무 어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성은 출생과 더불어 시작되는 것이므로 부모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게 좋다.

부모부터 당당한 성의식을 가져라
아이를 길러본 부모라면 한번쯤 “엄마, 난 어디서 나왔어?”라는 질문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최초로 성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하는 질문이 바로 이것인데, 이때 대부분의 부모는 그냥 얼버무리고 만다. 부모가 성에 대해 부끄럽고 감추어야 할 것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아기는 인간의 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이 시기의 경험이 일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이때는 백지장과 같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 시기라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급속한 신체적 발달과 더불어 지적, 성적, 사회적인 발달이 이루어지므로 균형적이고 건전한 발달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 대한 성교육을 하기 전에 부모 자신이 성에 대한 인식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이성혜 성교육 팀장은 “먼저 부모 스스로 성에 대한 느낌을 정리해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성에 대한 기준과 원칙은 명확한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부모 스스로 건전한 성 개념을 정립해야 하며 진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태도로 성에 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성에 관한 호기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데도 부모에게는 그것이 걱정거리가 돼요. 부모가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면 아이들 역시 성에 대해 두려워하고 금기시하게 됩니다.”

실제 부모가 성을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태도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버지와 어머니가 애정적인 갈등을 표현하거나 서로 미워하는 경우 아이는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성에 대한 관심을 보일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첫 번째는 “그런 건 물어보지 마. 물어보면 나쁜 아이야”라는 등 성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다. 아울러 “너는 아직 몰라도 돼. 크면 저절로 알게 되는 거야” 등의 회피하는 자세도 좋지 않다. 나아가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니?”라며 아이를 의심하는 태도도 피해야 한다.

부모의 이런 반응은 성을 나쁜 것이라고 인식시켜 아이들에게 수치감을 주며, 성에 대해 음성적으로 이해하고 행동하게 되는 좋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성에 대한 호기심을 묵살하기보다는, 성이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며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지속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올바르다. 부모가 성에 대해 올바르고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이를 배우게 된다.

아이 성교육 3~7세가 가장 좋아
부모는 아이들의 성교육 시기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성적인 호기심이 나타나는 시기에 이를 억누르고 뒤로 미루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성교육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성에 대한 기초적인 호기심을 보이는 3세부터 7세까지 유아기는 성교육의 기초를 다지기에 아주 좋은 시기다.

성교육은 먼저 부모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서 성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색하게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특별한 성교육 시간을 갖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성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항상 생활 속에 함께 있다고 생각하자. 집 안의 화분에 꽃이 피면 그 꽃을 보면서 ‘이건 암술이고 이건 수술이고’ 하는 식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러운 성교육을 유도하라는 것이다.

성교육을 할 때는 사실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연령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성에 대해 처음으로 호기심을 표현하는 3~4세의 경우 ‘엄마, 아기는 어떻게 나와?’ 하는 질문에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 배꼽에서 나온다’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보다 ‘엄마의 몸에는 아기가 나오는 문이 있단다’ 정도만 설명해줘도 아이는 이해할 수 있다.

용어 사용도 정확히 해야 한다. ‘고추’나 ‘찌찌’ 등의 표현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아이가 6세 이상이면 음경, 질, 난소, 정자 등의 정확한 용어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성교육을 할 때는 말로만 하는 설명은 불충분할 수 있으므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성교육 동화책이나 비디오를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육용 자료들은 아이들의 나이와 생각에 맞도록 만들어졌으므로 부모가 먼저 이를 보고 교육 지침서로 활용하는 게 좋겠다. 인형이나 생물도감을 이용해도 효과적이다.

아이 발달 단계에 맞는 성교육 필요
성교육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해야 하며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나이와 신체 발달 정도에 따라 궁금해하는 내용이 달라지므로 그때그때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바람직한 성교육을 위해서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잘 알고 알맞은 대응을 해야 한다.

성에 대한 호기심 측면에서 보통 0~3세의 유아는 신체 탐험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손으로 물건을 잡을 줄 알면서 손을 이용한 신체 탐험도 시작된다. 자기 몸 곳곳이 장난감으로 얼굴, 발, 엉덩이 등을 만지다가 성기도 만지게 된다. 성기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므로 호기심이 생겨 자꾸 만지기도 한다. 이런 성기에 대한 호기심은 돌이 지나면 없어졌다가 만 3세 정도가 되면서 다시 나타난다.

만 2~3세에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궁금해 엄마, 아빠, 이성친구가 어떻게 다른지 묻곤 한다. 아기가 어디서 생기는지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성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신의 벗은 모습 이외에 엄마나 아빠의 벗은 모습을 살펴보기 좋아하므로 목욕을 함께하는 것도 좋다.

이때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도록 해줘야 한다. 충분한 스킨십으로 부모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막 말을 시작하는 아이는 생식기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부모들은 항상 잘 준비하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정확한 생식기 명칭을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4~5세는 성역할을 구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여자놀이, 남자놀이를 구분하고 이성친구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시기다. 여자아이는 아빠를, 남자아이는 엄마를 독차지하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나타난다.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어울리려는 경향이 있고, 이성 앞에서 옷을 벗는 게 창피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또 병원놀이를 하며 서로의 감춰진 부분을 들춰보기도 하고, 소꿉놀이를 하며 서로의 성을 비교해가며 놀기도 한다.

이때의 아이는 아기가 어떻게 생기고 나오는지 구체적인 질문과 더불어 남녀의 신체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아이가 이런 질문을 할 때 그림이나 사진을 함께 보면서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이나 신체적인 차이에 대해 설명해주는 게 좋다.

6~7세의 아이는 성에 대한 관심과 장난이 심하다. 성적인 장난은 장난치는 아이야 재밌어할지 모르지만 당하는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치는 아이를 심하게 꾸짖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상대방이 느끼게 될 아픔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특히 자신의 몸과 상대방의 몸이 ‘아기를 낳을 몸’ 혹은 ‘아기씨를 가진 소중한 몸’이어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정확한 개념이 필요한 시기다. 성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단어와 개념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음경, 음순, 질, 자궁 등 생식기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쓰도록 하며, 생식기 기능에 대해 설명하면서 몸의 귀중함을 느끼도록 해준다. 남성 여성의 차이는 생식기 차이일 뿐 인격적으로는 같다는 것도 강조한다. 장난치거나 폭행하는 문제와 연관시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기다. 실제 초경과 몽정을 하고 임신 능력도 있는 나이다. 아이들도 주변에서 들은 얘기가 많기 때문에 왕성한 호기심을 표하는데 성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을 듣기 원한다. ‘어린 게 별걸 다 묻는다며 핀잔 줄 것’이 아니라 성의껏 설명해주어야 한다. 피가 음경과 음핵에 흘러들어와 고이는 현상으로 발기가 되며 그 이후 과정도 생리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 이때부터 부모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중에는 성에 대해 얘기할 수 없게 된다. 생리와 몽정에 대한 설명을 계기로 성교육의 장을 열어야 한다.

성폭력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힘써야
자녀에게 성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빼놓아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성폭력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어린이 성폭력은 집 안이나 집 주변, 집 앞 놀이터, 아파트 지하나 옥상, 엘리베이터, 심지어 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즉 어린이가 있는 곳은 언제 어디서나 성폭력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성폭력의 형태는 거짓말이나 과자 등으로 유인하기, 건물이나 길을 가르쳐달라는 등 질문으로 유인하기, 장난이나 재미있는 놀이를 하자며 유인하기, 특별히 귀여워한다며 애정을 가장하는 등 간접적인 수법으로 성추행 혹은 성폭력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성폭행의 가장 큰 특징은 가해자의 대부분이 어린이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동네 오빠, 동네 아저씨, 친아버지 등 근친, 친척 등 대부분 안면이 있는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친척 오빠나 친척 아저씨가 집에 묵고 가는 경우 아이가 어리다고 한방에서 재우는 것은 삼가야 한다. 또 대부분 유아 성폭력이 어두운 저녁 시간대가 아니라 환한 대낮에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부모와 아이 모두 주지하고 있어야 한다.

성폭력 예방 교육의 첫 단계는 아이에게 내 몸의 소중함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내 몸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원치 않거나 불쾌하게 느껴지는 접촉을 할 때는 단호하게 “싫어요! 안 돼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주지시킨다. 특히 입술, 성기, 엉덩이 등 우리가 흔히 ‘성감대’라고 지칭하는 부분들은 절대로 남들이 함부로 만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시킨다. 만약 누군가가 그곳을 만진다면 큰 소리로 울거나 “싫어요!”라고 크게 말하라고 강조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실제로 “싫어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훈련을 시키는 게 좋다. 이 훈련을 시킬 때는 아이에게 수영복을 입혀놓고, 엄마가 만지는 사람이 되어서 아이의 신체 부위를 만진다. 이런 훈련을 하면 아이는 누군가 자기를 만지려고 할 때 자동적으로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에게 가해자가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이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라거나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끝까지 보호해줄 테니 무서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엄마에겐 무슨 일이든지 곧장 이야기하라”고 평소에 일러준다.

주의해야 할 점은 잘못하면 아이가 어른에 대해 불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면서도 “세상엔 이렇게 나쁜 어른만 있는 건 아니란다. 대부분 좋은 사람이 많은데, 어쩌다 한 명씩 나쁜 행동을 하는 어른이 있으니까 조심하자는 것이란다”라고 아이에게 일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해주세요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성에 대한 질문

아기는 어디서 나와요?
A 아기는 엄마의 배에서 나온단다. 엄마 뱃속에는 아기가 자라는 방이 있는데, 그곳에 있다가 때가 되면 나오게 되는 거야. 엄마의 몸에는 아기가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길도 있는데, 그 길의 문을 통해서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단다.

나는 왜 이렇게 가슴이 작아요?
A 아직 성장할 시기가 굉장히 많이 남았단다. 빨리 자라는 사람도 있고 늦게 자라는 사람도 많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크기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너의 몸이잖니.

왜 나는 앉아서 오줌을 누고 오빠는 서서 눠요?
A
여자와 남자는 오줌이 나오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요도 등의 전문용어를 설명해도 좋고 직접 보여주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편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자연스럽게 남녀의 차이도 알게 된다.

내 고추는 왜 동생보다도 작아요?
A
사람의 얼굴은 모두 다르게 생기지 않았니? 그렇듯이 음경의 크기나 모양도 다 다르단다. 그리고 음경이 하는 일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크기가 조금 작다고 전혀 문제될 것은 없어. 그리고 성장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왜 고추가 없어요?
A
너는 여자지? 엄마도 너처럼 여자야. 그런데 오빠는 여자가 아니고 남자야. 아빠도 남자란다. 여자와 남자는 다르지? 머리도 다르고 옷도 다르게 입고…. 그것처럼 몸에도 다른 것이 있는데, 오빠는 남자니까 고추가 있어. 너는 여자니까 없고, 엄마도 여자니까 없는 거란다.

나는 왜 수염이 없어요?
A
너도 크면 생길 거야. 아빠는 코밑에 수염이 있지? 너도 어른이 되면 코밑에도 수염이 나고 겨드랑이 밑에도 털이 나게 될 거야. 사람의 몸속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기계들이 있어. 어른이 되면 그런 기계들이 점점 커지는데, 중요한 기계니까 약해지지 않도록 잘 보호해주어야 하거든. 그래서 어른이 되면 수염이 생기는 거야.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생기게 된단다.

배꼽은 뭐 하는 곳이에요?
A
지금은 쓸모가 없지만 네가 엄마 뱃속 자궁이라는 곳에 있을 때 배꼽은 너와 나를 연결해주는 줄이었단다. 배꼽에 달린 줄을 탯줄이라고 하는데 너는 그곳으로 음식을 받아먹고 자라서 태어난 거야. 그렇지만 이제는 네가 밖으로 나왔으니 탯줄은 떨어져나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이 배꼽이야.

아기는 어디서 자라요?
A
“엄마 뱃속에 아기가 자라는 조그만 방이 있어. 그 속에서 자라는 것이란다”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져요?
A
엄마와 아빠가 합쳐서 만들지. 아빠가 아기씨를 엄마 뱃속에 넣어주면 비로소 작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 생겨.

왜 아빠는 아기를 못 낳아요?
A
아기가 자랄 수 있는 곳이 자궁인데 자궁은 여자의 뱃속에만 있어. 하지만 아기를 만드는 일에는 아빠도 참여한단다. 아빠에게는 아기씨가 있거든. 그것이 있어야만 엄마는 아기를 만들 수 있어.

엄마, 이게 뭐예요?
A
흔히들 ‘고추’, ‘찌찌’ 등으로 말한다. 유아적인 용어라고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용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문화와 정서를 생각해볼 때 가장 무난한 것은 음경, 고환, 음순, 질, 자궁 등으로 부르는 게 좋다. 아주 어린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6~7세가 되면 올바른 명칭을 가르쳐주도록 하자. 아이는 몇 번의 반복 후에 자연스럽게 그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Mini Interview
(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이성혜 성교육 팀장

아이 성교육,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Q 아이들의 성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성교육을 시작하는 시기를 딱히 정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발달 상황에 따라 관심을 갖고 지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남녀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보고 묻는다면 거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익혀나가는 것입니다. 특히 4~6세경에는 성역할을 뚜렷하게 구별해가는 시기이므로 성정체성을 키워갈 수 있도록 관심 있는 지도가 필요합니다.

Q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성교육의 차이점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아이들이 남녀의 몸에 대한 차이와 성역할을 인지할 시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생식기에 대한 호기심과 그에 대해서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합니다. 남녀의 차이에 대해 당당하고 기쁘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되도록 하며,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생겼고 남성, 여성 또한 크게 보아 다르게 생긴 것뿐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Q 정서 안정을 위해 부모나 주변인의 신체 접촉과 아이 성교육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까요.
A
가정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은 아이가 정서적 안정을 갖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신체 접촉을 통한 좋은 느낌, 싫은 느낌에 대한 부분,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싫은 느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고 내 몸의 소중한 곳을 아무나 만질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 싫을 때는 “싫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Q 자녀의 성교육과 관련해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편견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아이의 호기심과 성 행동을 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성에 대한 아이들의 관점이 형성되는 것이므로 부모의 성에 대한 태도는 곧바로 아이의 성교육과 연결됩니다. 성교육을 통해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성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성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입니다. 부모가 성을 은밀하고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이도 그러한 생각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거나 성적인 행동을 할 때, 혹은 잘못된 성행위로 인해 충격을 받았을 때, 부모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아이는 무의식중에 자신의 성개념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는 성은 비밀스럽거나 더러운 것이 아니라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며, 성기는 생명을 잉태하는 소중한 곳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성역할에 있어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성교육 내용의 중심은 남녀의 차별이 아닌 ‘차이’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Q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성교육을 실시할 때 중요한 것은 모든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기간을 정해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성교육을 실시한다든지 하는 것보다는 전 교육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생활하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의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성기에 대한 아이의 질문에 정확한 명칭을 알려줍니다. 가능한 한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며, 그것이 어렵다면 솔직하게 쓰인 동화책이나 생물도감, 비디오를 이용합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의 차이를 이해시켜나가기도 합니다. 소꿉놀이나 역할극을 통해서 남녀의 차이와 성역할에 대해 알게 한다든지 과학 영역에서 탄생의 신비나 성장에 대해 알 수 있게 하는 것, 또 건강 영역에서는 건강과 위생, 그리고 성폭력 예방 등이 자연스럽게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 행동에 따른 대처법
● 아이가 성기를 만질 때

아이가 가끔 성기를 만지작거리며 노는 걸 보면 부모들은 놀라서 ‘아이가 왜 이럴까,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아이를 때리거나 노심초사하며 잔소리를 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부모의 태도는 아이에게 ‘성이란 불결하고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주기 쉽다. 아이들은 성기를 만지며 재미를 느끼고 동생에 대한 질투나 엄마와의 갈등을 풀기도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성기를 만질 때 너무 놀라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성기의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해 다른 놀이를 제안한다.
● 이성과 성적 놀이를 할 때
5~6세의 아이들은 놀이와 장난을 통해 어른의 성행위를 흉내 내기도 한다. 이때 놀라거나 야단을 치면 아이는 죄의식을 갖고 은밀한 곳에서 성적 유희를 하는 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명령할 게 아니라 왜 안 좋은지를 제대로 얘기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여자는 아기집인 자궁이 있고, 남자는 아기씨를 관리하는 고환이 있다는 것, 그곳은 속옷을 입어 보호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어야 한다.
● 부부의 사랑행위를 들켰을 때
아이가 있을 때 부부의 사랑행위는 삼가는 게 좋다. 갓난아이라도 말을 못할 뿐이지 지각으로는 다 느끼고 있다. 3~4세의 아이에게는 ‘몸으로 하는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알려주고, 좀 더 큰아이일 경우는 엄마 아빠가 이렇게 사랑해서 너를 낳았다고 말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꼭 결혼한 사람끼리만 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 TV나 광고의 성적인 장면을 유심히 보고 “왜 저러는 거야?”라고 물을 때
대중매체에서 그리는 영상물은 놀이를 통해 직접 따라 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잠재의식 속에 성에 대한 정보가 입력되기도 한다. 이렇게 성적으로 자극하는 유해한 매체는 되도록 아이들이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들과 TV를 보다가 야한 장면이 나오는 경우에는 아이의 생각이나 느낌을 들어보고 그때그때 정리해주도록 한다.
● 딸아이, 아빠와의 목욕은 언제까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면 그때부터는 서서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엄마와 같이 목욕을 하고 아버지와 목욕을 하더라도 팬티를 입고 목욕하는 것이 좋다.

아이 성교육에 유용한 도서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할 때 그냥 말로만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재미있고 알기 쉬운 그림이 들어 있는 책을 함께 보면서 성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

「구성애의 성교육」 구성애, 석탑
「내 아이와 나누고 싶은 성에 대한 이야기」 린다&리처드 에어, 한울림
「5세 이전 아이의 성본능이 평생을 좌우한다」 안나 프로이트, 열린책들
「저학년 성교육동화」 박정화, 계림출판사
「엄마가 이야기해주고 싶은 여자의 성」 정혜원·장종택, 글수레
「카트린 돌토 박사의 유아 인성교육 그림책」 카트린 돌토, 베이비북스
「엄마, 남자와 여자는 어떻게 달라요?」 김남선, 사계절
「성, 아기 때부터 사춘기까지」 주정일, 샘터사
「내 동생이 태어났어」 정지영·정혜영, 비룡소
「나는 여자, 내 동생은 남자」 정지영·정혜영, 비룡소
「벌거숭이 벌거숭이」 야규 겐이치로, 한림
「엄마가 알을 낳았대」 배빗 콜, 보림
「쉿! 나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어요」 야모토 나오히데, 웅진출판

기획 / 김민정 기자 글 / 이인재(자유기고가) 도움말 / 이성혜((사)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성교육 팀장, 02-3141-6191, http://www.tacteen.net/) 모델 / 유지수, 강민주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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