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관한 한 당신의 트렌디한 감각은 접어두시길. 패션 스타일이나 메이크업과는 달리 효과적인 운동의 관건은 감각이 아니라 지조다. ‘연예인 누구 누구가 한다더라’ ‘요새 뉴욕에서 인기라더라’ 등등 입소문에만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아까운 시간에 돈 낭비까지 거듭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타고난 체형과 성격, 평소 생활 습관, 운동으로 얻고자 하는 목적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만의 운동법을 찾아낼 것.
자생한방병원 재활의학과의 김성용 과장은 사상체질에 따른 운동법을 권해주었다. 사람의 신체 구조나 생김새, 성품까지 두루 살펴 나온 것이 사상체질인 만큼 좋은 힌트가 될 수 있을 듯.
태양인은 머리와 목, 상체가 크고 튼튼하며 근력도 좋은 편이다. 반면 허리가 가늘고 길기 때문에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간다. 또 상체에 비해 하체가 허약하므로 무릎 관절이 자주 손상될 수 있다. 그러니 태양인에게는 허리 및 하체 강화 운동이 좋다. 다리를 단련시켜주는 산책, 등산, 줄넘기, 골프 등이 권장 운동.
가슴 쪽 장기를 감싸고 있는 흉곽이 발달했지만 마른 체형이 많은 소양인의 경우에는 태양인처럼 허리가 약해서 하체를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다. 소양인은 활동적이고 명석하지만, 고집이 세고 성격이 급해서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게 관건이다. 에어로빅이나 사이클, 장거리 달리기같이 하체와 허리를 강화시키는 운동에 재미를 붙여보자. 하체 단련에는 등산도 좋은데, 가파른 산길을 짧은 시간에 오를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하면 지루함도 덜고, 운동량도 늘릴 수 있다.
소음인은 체력이 약해서 땀을 많이 흘리면 금세 피곤함을 느끼고 탈진하게 된다. 따라서 격렬한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운동은 삼가는 게 좋겠다. 신체 각 부위를 골고루 활용하고, 적당한 근력을 유지하며, 자세를 유연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포인트. 소음인은 상체가 약한 편이라 테니스, 탁구, 덤벨, 철봉 등 상체를 주로 쓰는 운동을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무리하는 것보다는 피부에 땀이 스미는 정도에서 멈추었다가 쉬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 영양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살찌기 쉬운 체질이다. 선천적으로 심폐기능이 약하고 하체에 비해 상체가 약하다. 그러므로 운동량이 많은 수영, 마라톤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또한 땀을 흘릴수록 상쾌함을 느끼고 건강이 좋아지는 체질이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은 격렬한 운동이 잘 맞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조깅이든 운동량과 강도, 시간 모두 최대치로 맞춰서 땀을 흠뻑 빼줄 것. 태음인은 기질상 민첩성은 떨어지지만, 힘과 체력은 강한 편이기 때문에 복싱, 바벨, 웨이트 트레이닝, 철봉과 같이 상체를 발달시키는 운동이 좋다. 그러나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워밍업을 잊지 말 것.
체중계의 눈금이나 허리 사이즈는 당신의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극히 부분적인 지표일 뿐이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내장 지방에 물살까지 겹친 저근육형 비만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 많다는 걸 상기하라. 강남 베스트클리닉의 이승남 원장은 기초대사량과 골격근량, 체지방량 등을 기준으로 세 타입의 운동법을 뽑아주었다.
기초대사량과 골격근량은 정상이지만 체지방량이 증가하고 있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사실 유산소 운동은 체지방을 없애주고, 당뇨, 고혈압 등 이른바 ‘생활습관병’도 예방해 주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필요한 운동이다. 단, 30분 이상 꾸준히 계속해야 효과가 있다. 우리 몸이 30분은 지나야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 관절이 안 좋은 여성들의 경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추되 중간에 쉬지 말고 천천히,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같은 유산소 운동이라도 스쿼시나 테니스처럼 강도가 높고 운동량이 많을 경우에는 오히려 반대로 무산소 운동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하자. 이럴 경우에는 오히려 몸에 젖산이 쌓여 노화를 촉진하는 등 역효과가 나니 30분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체지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파워 워킹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파워 워킹은 자기 보폭보다 넓은 걸음을 평상시 걸음의 세 배 속도로, 행진하는 군인처럼 힘차게 걷는 것이다. 이 역시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로 뚱뚱해 보이지 않지만, 알고 보면 숨겨진 살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전체적으로 살은 빠지게 된다. 그러나 마른 부분은 더 마르고, 통통한 부분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통통해 보인다는 게 문제. 결국 아름다운 체형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기초대사량의 근원인 골격근량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을 해도 그다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반면 식사를 조금만 많이 해도 곧바로 살이 찌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유산소 운동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근력강화 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각각 30분씩 병행할 것.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고르게 살이 빠지면서 보디라인을 멋지게 가꿀 수 있다. 단백질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200g 정도 먹는 것도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기초대사량이나 골격근량이 평균보다 10~20% 이상 떨어져 있는, 상당히 건강하지 못한 상태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날씬해 보이지만 정밀 분석을 해보면 내장 지방이나 복부 비만이 있을 수 있는 체형이다. 이런 경우에는 비만 관리가 아니라 체형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15분 정도 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에 치중한다. 근육을 늘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은 30분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들이 가장 민감해지기 쉬운 부위가 바로 배. 옷맵시도 안 나거니와 복부 비만은 온갖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 뱃살도 집중된(?) 부위에 따라 운동법이 달라진다고. 이승남 원장(강남 베스트클리닉)은 뱃살이 나온 부위에 따른 4가지 운동법을 꼽아주었다.
아랫배와 더불어 허벅지와 엉덩이에도 지방이 두툼하게 쌓여 있는 배는 변비가 심하고 활동량이 부족한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때는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은 똑같이 움직여도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에 비해 살이 쉽게 빠진다. 계단 오르내리기, 수영 같은 운동을 하거나, 평소 짧은 거리라도 걷는 습관을 들인다. 운동 시간은 일주일에 4~5일,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엎드린 채 10~20cm 높이까지 몸을 뒤로 젖혀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훌라후프도 혈액 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폭식, 과식을 자주 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윗배가 나온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윗배만 볼록 튀어나와 있다 해서 ‘거미형 비만’, 또는 내장에 지방이 많이 쌓인다 하여 ‘내장 비만’이라고도 한다. 내장 주위에 쌓인 지방은 쉽게 분해되어 혈액을 타고 흘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그만큼 어떤 유형의 비만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해야 각종 질환을 막을 수 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 최선의 해결책. 관절에 무리가 없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달리기나 빨리 걷기, 관절이 약한 사람은 수영이나 자전거 페달 밟기가 이상적이다. 반면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복근운동은 윗배의 경우 그다지 효과를 볼 수 없다. 근육을 단련시킬 뿐 내장에 있는 지방을 분해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하루에 30분 이상으로 일주일에 5회 이상, 3개월이 넘도록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지를 입어도 허릿살이 비어져 나오는 유형은 아랫배 볼록형과 같이 피하 지방이 원인이지만, 외관은 현저히 다르다. 일단 피부가 탄력을 잃고 늘어져서 외관상으로도 보기 싫은 경우가 많다. 주로 출산 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형. 이런 경우에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식사를 조절해야 한다. 운동으로는 역시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며 특히 수영과 에어로빅을 추천할 만하다. 또한 늘어진 피부에 탄력을 주고 피하 지방을 제거하는 복부운동을 함께 해준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몸을 옆으로 굽혀주는 스트레칭 등이 좋다. 이와 함께 아로마 마사지나 스킨 토닉(엔도몰로지) 등의 케어를 받으면 지방이 분해되기 쉽게 만들어주고, 복부의 늘어진 피부에 탄력을 준다.
윗배와 아랫배가 모두 나와 둥그스름하게 연결된 것이 바로 ‘남산형 비만’이다. 이런 유형은 피하 지방뿐만 아니라 내장의 지방도 늘어나 있어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주로 어린 시절부터 비만이었던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데, 이들은 지방세포의 수 자체가 많아 운동요법, 식이요법, 행동수정요법, 약물요법 등 여러 가지 처방을 함께 받아야 한다. 철저한 식이요법은 기본. 절대 금연, 금주해야 하며 하루 열량 섭취는 1500kcal 이하로 제한하고 꾸준한 운동 역시 병행해야 한다. 적어도 1~2년 이상 운동을 오래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며 어울리는 테니스, 탁구, 댄스 등이 적합하다. 요가 역시 체중 감량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줄이고 살도 빼는 두 가지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살을 빨리 빼고 싶다면 운동이 가장 느린 방법으로 꼽힐 지도 모른다. 그만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려면 상당한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운동 후에는 상당 시간 동안 에너지 대사량이 평소보다 증가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 역시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운동은 날씬한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에게 더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살찐 사람일수록 기초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기 때문에 같은 양의 운동을 해도 마른 사람보다 칼로리 소비량이 높은 것. 그러나 굶는 다이어트와는 달리 운동은 수분이나 근육 손실 없이 지방질만을 없애니 역시 최고의 비만 퇴치법이라 할 수 있다. 비법은 그저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뿐. 여기 전문가들이 제시한 도표가 있다. 일주일에 0.2kg을 빼려면 매일 얼마나 운동을 해야 하는지 눈여겨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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