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고 싶은 건 이 세상 모든 엄마의 바람. 하지만 아이가 뜻한 대로 커주지 않고 삐뚤거나 그르게 행동할 때면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긴 해야겠는데 방법을 몰라 속만 끓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레이디경향의 문을 두드리자.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는 ‘걸어 다니는 육아박사’ 손석한 선생님이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줄 것이다. 여든까지 갈까 걱정되는 우리 아이 세 살 버릇 길들이기!

Case 01 덮던 이불만 고집해요
Q 일곱 살인 아이가 어릴 적부터 덮던 이불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해요. 친척집에 가도 그 이불을 가져가야 할 정도랍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제가 직장 생활을 했는데, 혹시 그로 인한 애정 결핍 같은 게 있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정용·서울 강남구 역삼동)

A 어릴 적부터 덮어 왔던 이불은 아이에게 친구이자 형제자매입니다. 그만큼 애착이 깃든 물건이지요. 그 이불은 단순한 물건이나 소유물이 아닙니다. 아이는 그 이불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과 위안을 얻게 되니까요. 이러한 현상을 ‘이행현상’, 그 대상물인 이불을 ‘이행대상물’이라고 합니다. 아이는 가장 먼저 자신을 제일 많이 돌봐주는 일차양육자(엄마 혹은 할머니)와 애착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다가 아빠, 동생, 친구 등으로 애착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특별한 물건(예: 이불, 수건, 인형 등)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지요. 아이의 이런 행동은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의 보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원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Case 02 마음에 드는 옷은 벗지 않아요
Q
아이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으면 절대로 벗으려 하지 않습니다. 옷가게에서 옷을 살 때도 그렇습니다. 옷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마음에 들면 꼭 입고 옵니다. 놀이방에 갈 때도 자신이 원하는 옷만 입으려고 합니다. 아이가 이렇게 옷에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은하·경기 광명 광명7동)

A 아이가 마음에 드는 옷을 절대로 벗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이의 인지적인 수준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옷을 벗음과 동시에 그 옷이 어디론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거나 몸에 착용하고 있어야 비로소 자신의 것임을 확인하고 안심하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엄마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함과 동시에 아이를 안심시켜야 합니다. “이 옷을 벗어놓아도 엄마가 잘 갖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입게 해 줄게” “이 옷이 없어지지 않을 테니 안심해”라는 말을 해주세요. 아이가 놀이방에 갈 때 자신이 좋아하는 옷만 입으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인지적으로 융통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놀이방에 갈 때는 꼭 그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은 아이가 자라면서 저절로 없어지니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Case 03 손에 잡히는 대로 던져요
Q
20개월 접어든 아이가 손에 물건이 잡히는 대로 던집니다. 처음에는 그냥 어려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던지는 것 같은데,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박지후·경남 진주 금산면)

A 아이가 화난 표정을 지으면서 혹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난감을 던진다면 이것은 분노의 감정을 공격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별다른 이유 없이 장난감을 던진다면 이것은 일종의 ‘던지기’ 놀이입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단호하게 “안 돼” “잘못이야”라고 지적하세요. 후자의 경우라면 환경적인 조정을 해주세요. 아이 주변에 있는 물건들 중 딱딱하거나 고장이 날 만한 것을 모두 치우고, 천으로 된 공이나 종이로 된 장난감을 제공해주세요. 바닥에는 쿠션이 있는 매트리스를 깐 다음 아이와 엄마가 신나게 놀면서 마음껏 던지게끔 하세요. 그렇게 하면서 놀이 시간에 무엇인가를 던지지 않고 놀 수 있는 방법으로 유도해보세요. 아이가 물건을 던지는 행동이 아닌 다른 놀이 방식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면 무언가를 던지는 행동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입니다.

Case 04 특정 사진만 오려요
Q
올해 다섯 살인 아들 때문에 걱정입니다. 아들이 최근 들어 잡지 속에서 노출이 심한 사람들(여자, 남자, 아기)만 오려서 붙여놓고 좋아합니다. 여자나 남자의 속옷 광고, 수영복 입고 있는 사진, 아기들 사진 등이지요. 아이가 워낙 사람 살을 만지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김서현·서울 양천구 목동)

A 아이가 평소 친숙하게 여기는 대상을 잡지에서 봤기 때문에 그것을 오리는 겁니다. 어떤 아이는 단순히 보면서 좋아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어떤 아이는 오려서 붙여놓기도 하지요. 이처럼 아이가 마치 취미 생활처럼 무언가에 열광하고 수집하는 것은 하나의 성격적인 특성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취미 활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부모가 걱정할 수 있는 성적인 측면(속옷, 맨살 등)의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자신의 품에 갖고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오려서 붙이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좋아하는 그림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수시로 꺼내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부모님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Case 05 TV 앞을 떠나지 않아요
Q 일곱 살인 딸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아이가 TV를 한 번 켜면 TV 앞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TV를 보느라 소변통을 갖다 놓고 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TV 보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요? (김선영·전북 정읍 시기2동)

A 아이에게 ‘`TV 중독’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염려됩니다. 소변을 볼 때조차 TV 앞을 떠나지 않는다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엄마는 아이가 TV를 볼 때 옆에서 자꾸 말을 붙여보세요. 또 아이가 흠뻑 빠져 있는 프로그램을 엄마도 보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아이에게 엄마가 상호작용을 시도해서 TV에 몰입하는 과정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 과정에서 아이가 심하게 저항한다면 집에서 TV를 치워야 합니다. TV 없이 생활한다고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아이가 불안해하거나 짜증을 내는 등 소위 ‘금단’ 증상을 보일 수 있지만 대개 1주일 이내에 그러한 증상은 사라질 것입니다. 아이가 다른 놀거리를 찾아 재미를 느끼게 될 테니까요.

“아이 심리 & 행동 발달 전문가가 엄마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손석한 선생님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학 박사, 손석한 선생님은 KBS ‘생방송 세상의 아침’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긴급출동 SOS’ EBS ‘육아일기’ HCN(서초·동작·관악 케이블) ‘손석한 박사의 빛나는 아이 만들기’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자문을 맡거나 고정 출연하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빛나는 아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아빠의 대화혁명」 등이 있다.

떼쟁이, 울보, 청개구리… 레이디경향에 맡겨주세요
레이디경향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함께합니다.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산만한 아이, 자기 마음에 차지 않으면 폭력부터 휘두르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며 가게 한복판에서 발버둥을 치며 우는 아이 등 그간 말 못했던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애독자 엽서 혹은 메일(now0806@kyunghyang.com)로 보내주세요. 정성스럽고 속 시원한 답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진행 / 김민정 기자 도움말 / 손석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모델 / 유지수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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