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택 PB의 주식 차트 읽는 법

주가 변동을 기록한 주식 차트. 주식 고수들은 차트를 잘 읽는 것이 시장이 호황이냐 불황이냐에 관계없이 이익을 낼 수 있는 비법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분석해보려 해도 들쭉날쭉한 그래프를 보는 순간 머리부터 아파온다. 차트를 통해서 언제 주식을 사고 언제 팔라는 것인지 쉽게 파악할 수는 없을까. 「차트로 배우는 주식투자 백전불패」를 직접 번역한 재테크 전문가 우승택 PB에게 그 비법을 들었다.

내 주식은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을까
핵심만 말하자면 차트를 보고 지금 주식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차트는 패턴에 맞춰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주식은 어떤 것이든 네 단계를 거치며 주기를 그린다. 1단계는 기초지역, 2단계는 상승국면, 3단계는 최정상지역, 4단계는 쇠퇴국면이다. (그림 참조) 각 단계별로 특징을 살펴보자.

1단계 기초지역
일단 하락세가 잦아들면서 매도세와 매수세가 균형을 잡아가는 시기가 1단계 기초지역이다. 매도인이 많아 주식이 하강 곡선을 그리다가 매수와 매각이 균형 상태를 이루게 되면서 거래량이 줄어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단계에서 많은 투자자가 바닥시세를 잡으려고 황급히 뛰어들게 되는데 무리해서 사지는 말자. 투자액이 오랫동안 묶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인내심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계속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몇 개월을 버티다 팔고는 금방 후회한다. 즉, 바닥시세가 오래 이어진다고 무조건 사거나 팔지 말라는 뜻이다. 후반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면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면 된다.

2단계 상승국면
주식이 30주 정도 평균 동향과 추세선을 넘어 돌파하기 시작한다. 주식을 매수하기 가장 이상적인 때가 온 것이다. 1단계 기초지역에서 벗어나 마침내 역동적인 국면에 들어설 이때가 주식을 사기 좋은 때다. 거래량이 대폭 늘어나는데 상승 국면에 완전히 들어가기 전, 적어도 한 번은 후퇴하게 된다. 후퇴한 주가는 돌파 시점으로 되돌아가는데 이때를 또 비교적 안전히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때로 보면 된다. 몇 백원 아끼려고 너무 애쓰지 말고 과감히 주식을 사라.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게 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뒤늦게 편승하며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인다. 이후 서서히 주가 상승세가 약해지는데 이때가 바로 주식을 팔지도 사지도 말고 갖고 있어야 할 시기다. 명심하라. 절대 이 시점에 주식을 사선 안 된다. 2단계 후반부로 갈수록 주식의 등락이 변덕스러워진다. 이때 더 갖고 있다가 오히려 떨어질까 싶어 서둘러 매도하려 들거나, 뒤늦게 등장해 조금이라도 챙겨보려고 사들이는데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

3단계 최정상지역
상승세가 끝나고 매수세와 매도세가 균형을 이루는 시기다. 거래량이 다시 늘어나고 주가 변동이 심해진다. 차트는 1단계와 정반대 모양을 그리게 된다. 단기투자자들은 이 때 서둘러 주식을 팔고 나가면 된다. 다만 장기투자자라면 큰 욕심을 버리고 반 정도만 팔아 이익을 내는 게 좋다. 언제든 주식이 반등해 다시 2단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 상태에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3단계에서 온갖 화려한 뉴스들이 쏟아진다는 것. 우왕좌왕 휩쓸리지 말고 차분히 차트를 따라가라. 아무리 떠도는 얘기들이 그럴듯해도 결코 주식을 매수해선 안 된다.

4단계 쇠퇴국면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4단계가 되면 지지지역 최저점 아래로 떨어진다.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평균 동향도 하락하게 될 것. 이제는 이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옳다.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가 아닐까 싶어 좀 더 기다리려다 손해 보는 이들이 많다. 일단 주식이 4단계에 진입했다면 상승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다른 것은 다 잊더라도 반드시 이 점만은 기억하라. 4단계에 진입한 주식은 아무리 우량주라고 해도 사지도 보유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것만 지켜도 당신은 성공할 것이다. 언제 그만두고 물러나야 할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가장 지혜로운 이다.

주식투자를 위한 우승택 PB의 일급 조언
“투자 기간을 정하고 그에 맞는 거래량을 분석해보세요”

point 1 거래량만은 꽉 잡아라
‘뭐가 유망하다더라, 곧 어디가 뜬다더라’ 하는 정보를 찾아다닐 필요 없다. 돈과 관련된 정보는 전부 주가에 반영된다. 트레이더는 매도나 매수로 이야기하는 법. 차트에서도 특히 꼼꼼하게 챙겨봐야 할 것은 거래량이다. 거래량이 매수하고자 하는 흐름인지 매도하고자 하는 흐름인지만 분석할 수 있다면 현재 이 종목이 올라가는 주가인지 내려가는 주가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거래량을 읽는 안목이 생기면 모든 정보는 내 손 안에 들어온다. 내가 아는 사람은 차트에 있는 거래량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3천만원에서 2백억원까지 수익을 남겼다.

point 2 투자 기간에 맞춰 전략을 짜라
자신이 얼마동안 돈을 묶어둘 것인지를 결정하라. 우리나라 사람들 중 대부분이 이 점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수익률 높은 주식을 골라달라고 한다. 3년 넣어둘 사람과 3개월 넣어둘 사람은 투자전략 자체를 다르게 세워야 한다. 당연히 차트를 볼 때도 방법이 다르고 결과 또한 다르다. 목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 자금을 주식에 3년 정도 투자할 거라면 차트에서 월봉을 분석하고 3개월 투자할 계획이라면 일봉을 체크해서 최적의 전략을 세워라.

point 3 안전한 돌다리를 짚어라
아무리 조심해도 바닥이 부실한 돌다리에 올라선다면 넘어지게 마련. 시가 총액 5천억원 이상 되는 회사를 상대해야 한다. 시가 총액이 적은 회사는 돈 많은 이들이 얼마든지 조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시행하는 ELD, ELS, ELF 등도 대부분 시가 총액 1조 이상 기업만 한다.

point 4 기본 개념을 확인하고 들어가자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하다. 차트도 마찬가지. 차트를 제대로 보려면 기본 개념이 확실히 잡혀 있어야 한다. 특히 금리, 인플레이션, 경제성장률, 이 세 가지는 용어의 뜻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돌아가는 고리를 알 수 있을 만큼 넣어두자. 인플레이션율과 경제성장률을 반영한것이 금리다. 이를테면 지금 같은 은행 저금리에서 기업은 은행 금리보다 더 벌게 되고 주가는 결국 올라갈 수밖에 없다.

point 5 회사 업종의 본질과 성격을 분석하자
내 돈을 투자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이 있다. 어제보다 오늘 얼마 내리고 얼마 올랐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 회사가 무엇을 만들어내는 곳인지, 자본이 어디서 나오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등 업종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업종별 고순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작해보자. 주식이라는 것을 비유하자면 현명한 노인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과 같다. 강아지가 회사의 주가라면 현명한 노인이 바로 그 회사의 가치다. 연속성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내라.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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