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산모를 위한 필수 코스

찬바람이 만만치 않은 계절이 왔다. 출산 후 몸조리에도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후조리원은 최소 세 자릿수라는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산모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조언과 정보를 눈여겨보고 각자의 상황과 요건에 맞는 산후조리원을 선택하기 위한 기준을 미리 세우자. 출산 이후의 건강까지 좌우하는 단 한 번의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첫아이를 출산한 정해심씨(32)는 서울 강북에 있는 위생병원 산후관리센터에서 산후조리를 했다. 비용은 2주에 1백90만원으로 다른 병원들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채식 식단을 제공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비용뿐 아니라 제공하는 음식, 프로그램도 천차만별이기에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곳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후조리란 ‘출산 후 심신이 허약해진 산모의 건강 상태를 임신 전과 같은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한다. 출산 후 수십 년간 여성의 건강을 좌우하는 만큼 산후조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초산이 늦어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만큼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산모가 급증하는 추세.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을 위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갖추며 진화하고 있다. 종합병원이나 대규모 산부인과와 연계, 각종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동네마다 들어선 소규모 조리원은 가족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와 합리적인 비용으로 산모들을 유혹한다.

산후는 아이에게도 산모에게도 가장 예민한 시기라 더욱 세심하고 전문적인 손길이 필요하다. 이런 불안감 때문일까, 온라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실시간으로 산후조리원에 대한 평이 올라온다. 전부 신뢰할 만하거나 모두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산후조리원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본인의 몫. 다음의 여섯 가지 기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미리 예약해둔다면 출산이 두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의료진 여부
산후조리원은 전문 의료인 없이도 개업할 수 있는 반면, 세균 감염에 의한 피해도 종종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신생아는 면역력이 약해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는 미숙한 신생아 관리로 인한 감염 사례가 상담 내용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용 차이가 크다는 걸 감안한다면, 전문 간호사가 24시간 신생아를 보살피는 곳이 좋다. 의료진이 있다 하더라도 간호사 한 명이 너무 많은 신생아를 돌보는 곳은 피해야 한다.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는 곳은 비상시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병원과 가까운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

식단
산모와 갓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식단은 회복에 중요한 요인이다. 아이의 경우 산모에게 모유 수유를 권하는지 여부를 미리 체크해두는 것이 좋다. 전문 영양사가 있는지, 보양식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반 식사와 다른 산모용 식사는 전문 영양사가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산후조리원에 따라 호박탕·잉어탕·가물치탕 등 산후 보식이 기본적으로 제공되므로 이의 품질을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개는 고단백·고열량 식단이 제공되지만, 서울 위생병원처럼 채식 식단으로 운영되는 곳도 드물게 있으므로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시설
산후조리원의 위치도 눈여겨봐야 한다. 소음이 큰 도로변·고층건물·계단이 많은 곳은 당연히 피하는 것이 좋다. 고층일수록 임대료가 싸다는 점 때문에 소규모 산후조리원은 고층에 자리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화재시 위험할 수 있다.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는 전화나 인터넷상으로 결정하지 말고 필히 직접 방문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한국소보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 시설을 고려할 때 내부 시설이 최소한 1백 평 이상은 돼야 한다”고 한다. 또 “안락한 분위기를 위해 방은 15∼20개 정도가 적당하며 특히 화장실과샤워실의 난방시설 여부를 잘 점검해야 한다. 일반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 화장실이나 샤워실 점검은 소홀히 하기 쉬운데 방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용
한국소비자원에 가장 많은 고발이 접수되는 항목은 신생아의 감염과 관련된 치료비 청구 항목과 계약금 혹은 중도금 환불에 관한 사항이다. 계약하기 전에 세심하게 약관을 검토하고, 환불에 관한 규정과 질병이나 감염에 대한 책임 규정을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계약에 앞서 식단과 시설, 프로그램 등에 관해 상세히 점검해야 나중에 후회하거나 손해 보는 일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산후조리원 피해자 보상기준 참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도 살펴보고, 산모가 특이체질이거나 주의가 필요한 특이사항이 있다면 계약서에 기록하는 것이 좋다.

전문 프로그램
산모들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휴식으로 보내는 만큼 효과적인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 이에 아기엄마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산욕기 관리와 피임법, 모유 수유, 아기 마사지, 산후체조와 응급처치법, 모빌 만들기, 자녀교육법, 아기와 사랑 나누기 등 아기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뿐 아니다. 스킨케어나 몸매 관리 프로그램 등 산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 미리 프로그램의 종류와 시간을 확인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알아봐야 한다.

후기와 평가
인터넷에 ‘산후조리원’만 입력해도 관련 정보가 차고 넘친다. 35만 명에 달하는 회원수를 자랑하는 네이버 카페 ‘지후맘의 임산부모여라!’
(cafe.naver.com/imsanbu)가 가장 유용하지만 매달 말에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올리버’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주부 누리꾼이 올린, 강남 지역 산후조리원들을 꼼꼼하게 비교한 글이 눈에 띈다.

그는 5개 산후조리원을 방문한 후기를 쓰고 나서 “제가 고르는 기준은 신생아실 상태와 모유 수유 유도, 친정 가족과 남편의 교통 편의성 그리고 가격이에요. 개인적인 느낌이니 이용하시는 어뭉들(산모를 지칭하는 말) 불쾌해하지 마세요”란 애교 섞인 표현도 잊지 않았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평가 기준과 우선순위를 갖고 방문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조리원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음(Daum)에서는 임신 출산 육아카페 ‘미즈월드’(cafe.daum.net/ freezell), ‘맘들모여라’(cafe.daum.net/1004bebe)를 눈여겨볼 만하다. 전화와 인터넷 상담을 하려면 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문화팀(02-3460 -3000, http://sobinet.cpb.or.kr)으로 문의하면 된다.

혹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산후도우미를 구하는 방법도 있다. YWCA(www.ywca.or.kr)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별 상담소에 신청하면 된다. 도우미가 출퇴근하거나 아예 입주할 수도 있다. 김이연씨(33)도 산후조리원보다는 도우미를 선호하는 편이다.

“저는 산후조리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산후조리사를 불렀어요. 비용은 2주에 65만원으로 조리원보다 훨씬 저렴하죠. 도우미가 가정에 입주하는 경우는 90만원 정도예요. 출산 후 두 달까지는 다른 이의 도움을 받는 게 좋지요.”

Mini Interview
“자궁에 힘주는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중요합니다”

도움말/한의사 이유명호

자궁수술 후에는 어떻게 조리해야 할까요?
- 몸조리시 배꼽 덮는 속옷을 챙겨 입는 건 기본, 낮에 햇볕을 쪼이면서 걸어주어야 몸의 회복이 빠르고 배가 붓고 땅기거나 가스 차는 것이 줄어듭니다. 수술 후에 유착을 막기 위해서는 좀 아프더라도 움직이셔야 합니다.

난소에 힘을 주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요?
- 성질이 따뜻한 마늘, 자두, 살구, 토마토, 대추, 오렌지, 석류 등과 에너지가 농축된 씨앗류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실파, 부추, 갓, 미나리, 익모초, 쑥, 택란, 질경이풀, 녹색채소와 산나물을 데쳐서 드세요. 콩류를 자주 드시고 고기는 유기농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피임약, 배란촉진제,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사용과 차가운 음료수나 수입 유제품, 고지방식은 피하세요. 유제품을 과다 섭취하면 난소에서 독소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어요.

한방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 양방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저는 여성들의 복부 심도 온도를 높이고 어혈을 풀어주기 위해 배꼽 둘레에 가느다란 아로마 침을 놓는 것을 기본 치료로 합니다. 살짝 건드려 주기만 해도 꽁꽁 막혀 있던 배꼽둘레 혈, 뇌와 난소가 알아서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침을 맞으면 아랫배가 따뜻해지면서 소화가 잘되고 배에 꿈틀하는 감각이 생겨서 성욕도 살아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어혈제와 온경약, 조경탕 등을 처방해 자궁과 난소의 순환을 돕고 에너지를 원활하게 합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위성은 객원 기자 사진 / 서울위생병원(02-2210-3036) 차산후관리센터 제공(031-780-2997~9) 자료 제공 / 한국소비자원(http://www.kca.go.kr/)

,